구자철 KPGA 회장 "남자 골프에 훈풍이 불어올 겁니다"
2021-11-09 00:00
KPGA 코리안 투어 2021시즌 종료
2년 돌아보고, 앞으로 2년 내다봐
감사함 전해, 화합에 대한 언급도
2년 돌아보고, 앞으로 2년 내다봐
감사함 전해, 화합에 대한 언급도
전염병(코로나19) 창궐과 함께 임기를 시작했던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아주경제신문사는 2021 KPGA 코리안 투어가 마무리된 지난 7일 늦은 밤, 구 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 회장은 "개막전(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즌이 종료됐다"며 "생애 처음 우승한 선수들(김동은, 이준석 등)은 감동을, 대상을 두고 끝까지 각축을 벌인 두 선수(김주형, 박상현)는 재미를 선사했다.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2년 차. 시즌이 끝난 이제는 3년 차로 접어든다. 남은 시즌은 단 2개. 이에 대해 구 회장은 "지난 2년, KPGA의 멋과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뛰었다. 시간을 쪼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자 선수와 선수들의 기사를 알렸다. 팬이 있어야 활성화된다는 신념으로 먼저 나섰다. 아직 부족하지만, 남자 골프의 매력을 느껴주시는 것 같아서 고맙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KPGA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보다 대회 수가 부족하고, 인기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SNS를 통해 비교하는 것은 남자 선수들의 실정을 토로한 것이다. 후원사 분들이 소식을 듣고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짧은 인터뷰 동안 '아너스K'를 2번이나 언급했다. "이를 통해 골프 꿈나무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프로그램도 체계화할 예정이다. 구단 대항전 등도 기획 중이다. 지금은 비록 작은 움직임일 수 있으나, 앞으로는 기대해도 좋다."
KPGA, 넓게는 골프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구 회장에게 골프를 물었다. "골프와 경영은 비슷한 점이 많다. 욕심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과정에 충실했을 때 좋은 결과를 얻는다. 100명과 라운드를 하면 100명의 스승이 생긴다. 회장을 맡고 골프가 더 즐겁다. 최근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도 경신(68타)했다"고 웃었다.
일각에서는 골프를 하느라 행정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사교 모임도 있지만, 대부분이 후원사를 만들어 내기 위한 라운드다. 후원사와의 미팅이자, 협상 테이블 장소가 골프장이다. 단기간에 가까워질 수 있다. 다녀오면 직원들이 제안서를 만드느라 바빠진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미안하다." 이번엔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현장에서 입술 부르터가면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안쓰럽다. 소수로 시즌을 마쳤다. 기적이다. 어려운 시간을 함께해줬다."
그의 말처럼 KPGA는 지난 6월 직원노조의 파업으로 소수 인력이 운영했다. 회장인 그에게 직원 노조와의 화합을 물었다. "화합하면 그 기운이 어우러져서 좋은 기운을 불러온다. 그런 바람이 불기를 바라고 있다. 상호 간 화합 즉,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7000여 회원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든든하고, 감사하다. 도전과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남자 골프가 세계 속에서 인정받고, 후배들이 선배들의 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건강 유의하시고, 늘 가까이에서 경청하고 소통하는 회장이 되겠다."
"반드시 남자 골프에 훈풍이 불어올 겁니다." 인터뷰 끝에 구 회장은 자신했다. "남자 골프는 다이내믹(역동적)하다. 호쾌한 비거리도 있지만, 강력한 백스핀(역회전)도 볼만하다. 다음 시즌 처음으로 갤러리가 입장한다. 설렘과 우려가 공존한다. 준비된 방역 속에서 현장의 스릴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이제 그의 임기는 2년이 남았다. 다음 시즌 갤러리 입장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 항해로 따지면 2년간 암흑 속에서 등불을 밝히고 항해한 것과 같다. 바람은 바뀌고, 나침판은 돈다. 암초에 부딪혀 물도 샜다. 그래도 그는 밝아질 때를 기다리며 키를 붙든다. 등불이 더 큰 빛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