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엇갈린 두 표정…유통·자영업자 '반색' VS 보건당국 재확산 '긴장'
2021-11-03 08:26
단계적 일상회복, 일명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행되면서 유통업계와 방역당국의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긴 침체기를 지낸 유통업계와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를 맞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방역당국은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지난 1일부터 열린 정부 주도의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가전, 스마트폰, 자동차, 의류, 화장품, 가구 등 업종에서 2053개 업체(지난달 28일 기준)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그동안 대규모 집객 행사를 자제해 왔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도 위드 코로나 전환을 맞아 '역대급' 온·오프라인 할인행사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25~31일 '쓱데이' 행사를 진행한 신세계그룹은 위드 코로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지난해 행사 때보다 35% 증가한 86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온라인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매출이 104% 늘어나는 등 오프라인 계열사도 소비 심리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백화점들은 문화센터의 오프라인 강좌도 확대했다. 지난달 말부터 겨울학기 문화센터 회원 모집에 들어간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영아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수업을 재개하는 한편, 가을 학기 대비 강좌 수를 10% 이상 늘렸다.
지난 1일부터 식당·카페 영업 제한이 해제되면서 자영업자들도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사적모임 제한 인원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끊겼던 단체 모임은 물론 저녁 모임 예약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화색을 띤 유통업계와 달리 방역 당국은 위드 코로나 시행 첫주부터 재확산 우려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금요일부터 주말 사이 핼러윈 데이를 맞아 전국 대도시 유흥가에서 인파가 몰렸고, 방역 수칙 완화로 각종 모임과 행사가 많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백브리핑에서 "핼러윈 데이와 일상회복 전환 과정에서 각종 모임과 행사가 많아지면서 전파가 증가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확진자 규모 증가는 1주일 정도 시차를 동반하고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체계에서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미접종자의 감염확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18세 이상의 92%까지는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지만 접종을 안 받는 8%, 420만∼430만명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할 위험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3주 만에 추세가 전환된 것도 심상찮다. 지난 1일 기준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03으로 집계돼 앞선 3주간 1.0 미만을 기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89명으로 이틀 연속 2000명대 아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347명으로 전날보다 4명 늘었다. 사망자는 16명 발생해 누적 기준 2874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