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10월 소비자물가 3.2% 상승...9년9개월 만에 최고치

2021-11-02 08:54
석유류 물가 27.3%↑...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했다.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상승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2012년 2월(3.0%) 이후 첫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에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맞물린 영향이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는 0.6%대였지만, 2월(1.1%)과 3월(1.5%)에는 각각 1%대 상승했다. 이어 4월(2.3%),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 등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뛰며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27.3% 올라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상승하며 8월(7.8%)과 9월(3.7%)보다 오름세가 크게 둔화했다. 달걀(33.4%), 수입 쇠고기(17.7%),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모두 올랐다. 반면 배추(-44.6%), 무(-43.8%), 파(-36.6%), 풋고추(-34.0%) 등은 떨어졌다.

전기·수도·가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1.1% 올랐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영향이다.

서비스는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전세는 2.5% 상승해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월세는 0.9%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5.4%, 개인 서비스는 2.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통신 요금 지원에 따른 하락 효과가 없어진 게 영향을 끼쳤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8% 올랐다. 2012년 1월(3.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4.6% 올랐다.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회복, 유가 상승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 요인이 있지만,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유류세 인하 등 정부 대책은 하방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