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중국 최대 쇼핑 대축제 '광군제'…올해도 대박칠까
2021-10-31 06:00
전력난·규제 등 악재...소비 진작 의구심↑
엄격한 규제환경 속 공정한 시장경쟁 노력
"더 빨리 더 길게" 거래액 183조 돌파 예상
엄격한 규제환경 속 공정한 시장경쟁 노력
"더 빨리 더 길게" 거래액 183조 돌파 예상
전력난·규제 등 악재 겹친 중국 광군제
광군제에서 얼마나 팔렸는지로 중국인의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이는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특히 올해 광군제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맞는 두 번째 광군제인 데다 소비 부진 속 중국 소비 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졌다.
다만 광군제가 실질적으로 소비 심리를 끌어올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코로나19로 소비 회복세가 가뜩이나 더딘 데다, 하반기 들어 경제성장 둔화세도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상황이다. 2분기 7.9%와도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전력 수요 증가와 석탄 공급 부족, 탄소중립 정책 등으로 빚어진 사상 초유의 전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엔 경유 부족 사태까지 겹쳤다. 중국 많은 지역의 주유소들이 가격 상승과 공급 감소 속 경유 주유를 제한, 배급하고 있다며 경유 부족 현상이 수출용 제품들의 장거리 운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영국 BBC는 28일 전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올해 광군제에 구매한 물품을 한 달 이상 기다릴 자신이 없으면 쇼핑을 자제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엄격해진 규제 환경···기업들 '공정한 시장 경쟁' 노력
우선 중국 정부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라이브커머스(생방송 전자상거래)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죄고있다.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광군제를 앞두고 28일 상하이시 시장관리감독총국(이하 시장총국)은 전자상거래 신흥기업 핀둬둬(拼多多),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攜程, 구 씨트립닷컴), 배달플랫폼 메이퇀뎬핑(美團點評),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업체 허마셴성(盒馬鮮生) 등 상하이에 소재한 전자상거래기업 30곳을 소환해 전자상거래 판촉 활동을 집중 단속하고 나섰다.
시장총국은 이들 기업에 '전자상거래법', '온라인거래관리감독방법' 등 법규를 엄격하게 준수해 공정 경쟁 시장의 질서를 수호하고, 소비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할 것을 지시했다.
공신부는 이날 최근 몇 년간 광군제 기간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치열한 마케팅을 펴면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문자 마케팅 민원 사례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의 동의나 요청 없이 소매, 금융 및 관련 상품의 마케팅 문자를 발송하는 것을 금해야 하며 기존 문자 마케팅 행위도 자체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포장재 재활용, 탄소감축···'친환경 광군제' 만들기
기업들도 당국의 규제 강화 방침에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번 광군제를 통해 매출 성장보다는 사회 책임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방침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호응하겠다고 나섰다.
실제로 타오바오연맹은 연맹 내 사전 판매 제품에 대해 3억 위안(약 549억원) 이상의 특별 보조금을 제공하고, 상가의 경영 비용 부담도 낮췄으며,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톈마오(天猫·이하 티몰)도 광군제 기간 상가에 대해 10억 위안의 '알리마마' 보조금을 훙바오(紅包·세뱃돈)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다.
징둥(京東)도 올해 광군제 쇼핑 축제를 맞아 중소기업에 대해 물건 반송 보험비와 상가 대출 이자를 낮추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움직임에도 동참했다. 타오바오와 티몰은 소비자들에게 1억 위안 어치의 친환경 제품 구매 쿠폰을 제공하고 행사 기간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菜鳥)의 전국 배송센터 1만곳에서 포장재를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광군제 기간 방대한 주문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3000만kWh의 전기를 사용해 2만6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것이라고도 했다. 징둥도 포장재 재활용, 친환경 전력 사용 등 계획을 강조하며 중국 당국의 지침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더 빨리 더 길게" 183조 대박 행진 이어가나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올해 광군제는 대박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더 빨리, 더 길게 진행된 데다 행사도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기 때문이다.
티몰과 징둥은 광군제를 지난 20일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내달 11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한다. 최근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에 따르면 티몰은 "광군제 판매 기한을 1, 2차 둘로 나눠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티몰은 매년 11월 11일 하루에만 광군제 행사를 해왔는데, 지난해부터 판매 기한을 두 차례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도 1차 판매 11월 1~3일, 2차 판매일은 11월 11일 당일 진행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광군제 기한이 기존보다 사흘 더 늘어나는 셈이다.
규모 면에서도 크게 늘어났다. 알리바바는 앞서 올해 광군제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 기록을 넘어선 29만개 브랜드(업체)가 참가하고 티몰은 9억 명의 소비자에 1400여 만건 이상의 특가 행사 제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사전 판매를 시작한 첫날 괄목할만한 매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 20일 오후 8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타오바오 광군제 사전 판매 행사에서 10분 만에 지난해 하루의 매출을 넘겼다고 밝혔다. 중국 왕훙인 리자치와 웨이야도 이날 타오바오와 티몰 생방송 예약판매에서 각각 106억5300만 위안, 82억5200만 위안 예약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시장은 올해 광군제 기간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의 거래액이 1조 위안(약 18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 정보 플랫폼 왕징서(網經社)는 올해 거래액이 1조2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3, 4선 도시에서의 소비가 폭발한다면 거래액이 1조3000억 위안까지 늘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8600억 위안(약 157조4058억원)에 육박했으며, 이중 티몰,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 알리 익스프레스, 카오라, 페이주 등 알리바바의 여러 플랫폼에서 거둬들인 전체 거래액만 4982억 위안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