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노조 "졸속 청산 대신 단계적 매각해야…총파업도 불사"
2021-10-26 11:29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사측의 소비자금융 청산(단계적 폐지)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씨티그룹의 조급함이 매각 실패를 불렀다며 청산 대신 단계적 재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사를 통한 '역할론'을 강조했다.
2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는 하국씨티은행의 무책임한 소비자금융 졸속 청산 결정을 결사 반대하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을 비롯한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4월 소비자금융 철수 발 이후 수 개월에 걸친 복수의 인수의향자들과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헛심만 썼을 뿐 아니라 고객 보호와 고용 안정을 위한 노력은 시늉만 내고 있다"며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인 청산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매각 실패의 원인으로 씨티그룹의 조급함과 한번에 손을 터는 손쉬운 매각 방식을 들었다. 씨티은행이 지난 4월 매각 결정 이전인 2월 언론을 통해 한국 철수를 발표하면서 인수의향자와의 협상력에서도 열위에 섰고 매각 추진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 은행업과 카드업 라이선스가 있는 곳에 '일괄 매각'을 추진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금이라도 단계적 철수 대신 단계적 매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매각방안과 관련해서는 우리금융의 '희망수량 경쟁 입찰'과 콜롬비아씨티 사례를 제시했다. 진 위원장은 "씨티브랜드와 일부 지분을 5년 간 유지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수십 곳에 나눠 매각하는 우리금융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향후 금융산업 여전이 개선될때까지 매각을 유보하고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는 콜롬비아씨티 사례도 있다"고 언급했다.
단체는 이어 "이번 청산이 묵인된다면 역사는 '외국계은행'의 일방 철수에 무릎꿇은 대한민국 금융당국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금융의 마지막 보루이자 자존심인 금융위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엄격하게 심사해 대한민국 금융주권을 수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