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에 부는 배터리 바람... 2차전지 관련 기업 연속 흥행

2021-10-24 18:00
전해액 전문 기업 엔켐, 청약 경쟁률 1276대1··· 증거금 16조 이상
와이엠텍·원준·지아이텍 등 앞서 상장한 기업들 주가 흐름 긍정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진 가운데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이 흥행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포함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엔켐은 지난 21~22일 시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27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16조4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엔켐은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6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3만5000원) 상단을 초과한 4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참여 기관 중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전체의 100%인 1721곳에 달했다.

엔켐은 2차전지의 핵심 4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전해액 전문 기업이다. 2차전지와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용 전해액 및 첨가제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전기차용 전해액으로,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전해액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주요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 중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CATL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엔켐에 앞서 IPO를 진행한 다른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도 흥행에 성공했다. 2차전지 검사장비 업체인 엔시스는 수요예측에서 1468대1, 일반 청약에서 257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 범위 상단보다 15% 이상 증가한 1만9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청약에서 14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투심이 한풀 꺾인 3분기 들어서도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흥행은 이어졌다. 9월 IPO를 진행한 전기차 계전기(EV릴레이) 제조 기업 와이엠텍은 공모 청약에서 294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월 들어서는 원준과 지아이텍이 각각 1623대1, 2968대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두 기업 모두 2차전지 핵심 부품인 음극재와 양극재에 관련된 곳이다. 원준은 고온 열처리 소성로 장비를, 지아이텍은 전극공정에 필요한 슬롯다이(SLOT DIE)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 2배 형성 뒤 상한가 기록)은 실패했지만 상승세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기준 와이엠텍은 공모가(2만8000원) 대비 38.7% 오른 3만8850원을 기록했다. 원준과 지아이텍은 공모가 대비 각각 83.1%, 125% 상승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IPO 흥행에 실패하거나 아예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은 여전히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며 "지난 2018년 공모주 시장을 이끌었던 바이오 기업들의 사례처럼 2차전지 테마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