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석탄 가격 안정되나...中정부, 시장 개입 공식화

2021-10-20 10:21
발개위, 석탄 관련 기업·협회·위원회 소집해 석탄가격 개입 시사
"무관용 원칙 견지...허위정보 유포·담합·투기 등 불법행위 처벌"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사진=로이터]
 

천정부지로 치솟는 석탄 가격 안정을 위해 중국 당국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계획 수립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9일 올겨울·내년 봄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특별 좌담회를 개최해 법에 따른 석탄 가격 개입 조치를 검토했다고 중국 뉴스 포털 제몐이 20일 보도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등 주요 국유 에너지 회사와 중국석탄산업협회, 중국전력위원회가 참석했다. 

발개위는 "석탄은 중요한 기본 에너지원이며 국가 경제와 인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금의 가격은 소요과 공급 펀더멘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난방 시즌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여전히 비이성적으로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격법 30조'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석탄 가격 개입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석탄 가격을 합리적인 범위로 되돌려 안정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가격법은 가격 행위를 규범화해 시장 가격의 전체적인 수준을 안정시키고 소비자와 경영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됐다. 주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 가능성이 보이면 중국 당국이 시장 가격에 개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발개위는 이날 주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상품 시장 가격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앞장서고 가격을 조작하는 데 서로 공모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가격 인상에 대한 정보를 조작해 퍼뜨리거나 가격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발개위는 이어 앞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무관용'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거래와 악의적 투기, 담합, 허위정보 유포, 가격 인상, 비축 등 불법 행위는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들어 중국 석탄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저우상품거래소에서 19일 석탄 선물 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톤당 1937.8위안까지 치솟았다. 석탄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동부 지역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석탄 수요는 되레 늘면서 가격이 연일 급등한 것이다. 석탄 선물 가격은 이번 달에만 30% 넘게 올랐다.

다만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 소식이 전해지자 석탄 선물 가격이 미끄러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정저우상품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발전소용 연료탄 선물가는 8% 하락한 톤당 1755.40위안까지 하락했다. 다롄상품거래소에서는 점결탄과 코크스 선물가가 약 9%가량 급락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에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떨어지겠지만, 장기적인 가격 안정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5월에도 중국 정부가 과도한 원자재 인플레이션 부담과 위안화 강세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 시장 개입을 발표했으나, 가격이 일시적으로 조정될 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