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수사' 檢, 주말 압색물 분석 주력...李연결고리 찾나

2021-10-17 15:50
"압수물 면밀 분석 후 관련 수사 보완할 예정"

드론으로 촬영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동 신도시 일대 모습. 21.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검찰이 뒤늦게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집중하던 '대장동 의혹' 수사 방향이 성남시로 향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주말 내내 압수수색을 통해 얻은 자료를 분석,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결고리를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초과이익 환수규정 삭제 경위 파악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휴일 동안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관련 자료 분석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압수수색 물품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오전부터 성남시청 도시주택국,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정보통신과 등을 11시간가량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9일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지 16일 만이다. 앞선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지적을 받자 '뒷북'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인허가 관련 업무 전반을 담당했던 부서로부터 사업 전반에 관련된 자료들과 내부통신망에 남겨진 전자결재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초과이익 환수 규정' 삭제 경위와 사전에 확정된 성남도개공 몫 배당금 외에 나머지 이익금을 화천대유와 SK증권에 투자한 천화동인 1∼7호에 배당하는 협약을 맺은 이유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협약서 원안에 들어갔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최종본에서 빠진 '초과이익 환수 규정'은 민간 사업자들에게 수천억원대 초과 이익이 돌아가게 한 원인이다.

이 같은 결정이 성남시에 보고됐는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성남시 측이 묵인했는지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당시 업무에 관여했던 직원들을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실 압수수색 지적..성남시장실 추가 영장 가능성

검찰은 오는 20일 구속 수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구속 당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가 밝혀지면 이 지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남도개공이 진행한 사업의 최종 책임은 성남시가 갖고 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가 수사 대상이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수사 범주 안에 드는 인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성남시 압수수색 대상에 성남시장 집무실과 부속실 등이 제외된 점을 놓고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시장이 이번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인데 시장실 확인 없이 하급자들의 사무실만 뒤진 것은 제대로 된 증거확보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검찰이 거세지는 특검 여론을 잠재우고 신뢰를 찾기 위해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성남시장 집무실과 비서실을 대상으로 강제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