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헝다그룹, 달러 채권 이자 또 못냈다
2021-10-12 11:37
헝다, 세번째 달러채권 이자 1800억 지급 불이행
中부동산기업 줄줄이 디폴트 위기...채권가격 급락
中부동산기업 줄줄이 디폴트 위기...채권가격 급락
헝다, 세 번째 달러채권 이자 1800억원 지급 불이행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일부 채권자들은 이날 뉴욕시간 자정까지 지급받아야 하는 달러채 3건에 대한 이자를 받지 못했다. 2022년 만기의 회사채 금리 9.5%, 2023년 만기의 회사채 금리 10%, 2024년 만기의 회사채 금리 10.5%에 대한 1억4800만 달러(약 1800억원)어치의 이자다. 해당 채권들은 지급 예정일부터 30거래일간 유예기한이 있긴 하지만, 이 기한 내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처리된다.
최근 들어 헝다는 막대한 채무를 갚기 위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헝다는 부동산 대기업인 허성촹잔(合生創展)에 헝다그룹 산하 부동산 서비스 부문을 맡고 있는 헝다물업(恒大物業)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자회사가 보유한 성징은행(盛京銀行) 지분을 국유기업인 선양시 성징금융투자그룹에 매각한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헝다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35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짊어진 채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는 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앞서 지난달 만기가 도래한 달러채 이자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3일에는 2022년 3월 만기 달러 채권의 이자 83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다. 이자 지급일로부터 30거래일이라는 유예기간이 있어서 아직 디폴트로는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4일 상환 만기가 도래한 달러채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은 헝다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의 합작기업인 쥐샹(鉅祥)기업이 발행한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 채권 만기가 지난 4일 도래, 5거래일 유예기간도 지났지만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고비는 이뿐만이 아니다. 헝다는 또 오는 19일 1억2180만 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 이자, 30일 1425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 이자 지급 문제도 당장 해결해야 한다.
중국 부동산기업 줄줄이 디폴트 위기...채권가격 급락
이에 헝다그룹의 디폴트 압박이 중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그룹과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인 화양녠(花樣年·판타지아)에 이어 일부 부동산 기업도 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당대부동산(當代置業, 모던랜드)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채 일부에 대해 상환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당대부동산은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달러채에 대한 상환 기일을 3개월 늘려달라고 채권단 측에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당대부동산은 오는 25일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 중 35%인 8750만 달러는 상환한다면서 만기 연장을 신청한 건 유동성을 개선하고 관리해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리홀딩스(新力控股·시닉홀딩스) 역시 올해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에 충분한 자금이 없어 조만간 디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리홀딩스 채권 가격은 이미 75% 하락한 상태이며 오는 18일에 2억5000만 규모의 달러채가 만기된다.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디폴트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들 회사의 채권가격이 급락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듀레이션 파이낸스에 따르면 당대부동산의 9.8% 2023년 4월 만기 채권은 현재 25% 이상 급락한 32.25센트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3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