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갔다" 자영업자들, 거리두기 연장 시 '강경 대응' 예고

2021-10-08 11:51
거리두기 완화ㆍ손실보상 요구…미수용시 20일 전국 총궐기
"정부는 자영업자 위기 제대로 인식 못해" 비판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부터)과 김기홍, 이창호, 조지현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 농성장에서 거리두기 완화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그간 불합리한 방역 정책에 대해 대화를 중심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 이젠 갈 데까지 갔다. 또다시 우리의 목소리가 외면 당한다면 강경파로 더 강한 반발과 목소리를 낼 것이다."

반복되는 정부의 고강도 방역지침에 자영업자들이 결국 폭발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은 정부에 요구한 방역지침 완화와 제대로 된 손실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일 전국단위 총궐기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강경책을 통해 분노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세종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발표되는 방역당국의 새 거리두기 방안에 거리두기 완화와 온전한 손실보상 등 자영업자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없다면 오는 20일 전국 총궐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비대위는 △조건없는 시간규제 철폐 △조건없는 인원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보상 등을 요구하며 15일 중대본의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에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방역 비협조와 대규모 집회에 나설 방침이다.

조지현 비대위 대표는 이날 "지금까지는 1인 차량시위 등의 착한 방법을 통해 대화를 이어왔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자영업자들의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대위가 주장하는 영업시간·인원 제한 철폐와 완전한 손실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반발이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정부의 고강도 방역지침 장기화에 반발해 서울 도심 외에도 부산·경남 등 전국에서 차량 1인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9월16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극단선택 자영업자 추모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한 바 있다.

김기홍 비대위 대표도 "그간 비대위는 대화하는 온건파 방식으로 당·정·청에 우리의 목소리를 알렸지만 거리 두기 재연장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화가 실패했으며 온건파로서의 명분도 잃었다"며 "오는 15일 발표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우리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행부 수장으로서 사퇴하고 강경파로 집행부를 새로이 꾸려 그간의 자영업자 분노를 강하게 표출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가 밝힌 20일 총궐기 방식은 '광화문 촛불집회'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형식"이라며 "업종을 불문하고 진행하는 큰 집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지자체 건물 앞에서 자영업자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손실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업종 간 불평등한 보상이 이뤄질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원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안이 나오는지 등 회원 입장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