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오징어게임, 죽음에 대한 위하준의 생각들

2021-10-05 00:10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은 주연, 조연 뿐만 아니라 찰나의 출연 분량을 가진 단역배우 마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은 40만 명대 였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50만명을 넘었고 위하준, 조미녀, 허성태, 이유미 등 작품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들 역시 SNS 팔로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인기를 어느정도 실감하는지 궁금해 배우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오징어게임’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가면남으로 위장 잠입해 형의 행방을 쫒으며 게임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경찰 황준호를 연기한 위하준이 인터뷰에 응해줘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



Q. 글로벌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A. 이렇게 까지 흥행할 줄은 예상 못했어요. 그래도 ‘해외에서도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너무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매우 놀랍고 신기해요.

Q. 준호는 관찰자 역할이자 관객들에 게 세트장 안내자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처음 캐스팅 되고 배우님께서 만들어간 준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A. 외형적인 부분보다 내형적인 부분을 더 신경썼어요. 대사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긴장감, 형을 찾는 가족이자 동생으로서의 간절함을 긴장감 있게 내면적인 모습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Q. 처음 세트장에 들어선 당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A. 세트장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놀라웠어요. 대본을 보면서 ’어떻게 구현이 될까‘ 혼자 상상도 해봤지만 색감과 세트장 모두 너무 신선했고 다른 배우 분들도 신기하게 봤었어요.

Q. 배우님은 다른 게임 참가들과 극 중 직접적으로 만남이 적었지만 유일하게 이병헌 배우와 짧게 만납니다. 이병헌 선배와의 호흡도 궁금합니다. 혹시 연기 조언이라던지, 촬영현장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너무 설레서 팬의 입장에서 선배님의 연기를 관람했는데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촬영 외적으로도 밥을 같이 먹으면서 “우리가 닮았나? 하관이 좀 닮은 것 같네”라는 말씀과 농담도 해주셔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감동도 많이 받았어요.

Q. 줄다리기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마지막을 버티느냐 포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는데요. 배우님의 삶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원하던 성과를 이뤘던 경험이나 포기로 인해 원하던 걸 못 이뤄서 후회하는 것들이 있나요?

A. 포기로 인해 원하던 걸 못 이뤄서 후회한 건 아직 없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어렵고 멀고 ’지금 내가 노력하면 할 수 있을까’라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당연히 어려웠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시고 저 또한 저를 스스로 믿으려고 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배우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현재까지 저의 작품활동들이 다 포기하지 않고 배우라는 꿈을 간절하게 노력하고 갈망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작품까지 만나게 된 것 같아요.

Q.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한국의 전통 추억놀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공포의 게임으로 다가갔다는 점이 신선하고 세트장과 무대장치들이 새로웠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가면을 쓰고 목소리로만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특히나 준비했을 부분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A. 가면을 쓰고 목소리로만 연기할 때 오는 긴장감으로 인해서 연기에는 더 몰입이 됐었어요. 근데 가면을 썼기 때문에 계산해서 시선처리를 해도 안 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더 의도적으로 방향을 트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행동적인 부분에서 더욱 액션을 취했고 가면을 써서 안보이지만 그 안에서 미묘하게 보이는 눈빛과 호흡의 상태를 유지해야 걸음걸이와 행동에서 연기가 더 잘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해서 했었어요.

Q. 만약 실제로 오징어게임이 있다면 참가하실건가요? 오징어 게임에 참가했다면 어디까지 가실 것 같으신지요?

A. 참가해보고 싶고요. 뽑기 빼고는 자신이 있어서 만약에 뽑기만 없다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Q. 곤지암과 오징어게임 두 작품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라고 생각하는데요. 배우님께서 생각하는 삶과 죽음이란 뭔가요?

A. 인생의 순리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의를 내린 적은 아직 없는데 언젠간 사람들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때가 왔을 때, 삶을 돌이켰을 때 ‘삶을 행복하게 잘 살아왔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삶을 마감할 것 같아요.

Q. 만약 456억이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A. 사랑하는 가족들을 나눠주고 좋은 일에 쓰도록 기부도 하고 운동을 좋아해서 멋진 헬스클럽을 만들고 싶어요.

Q. 황준호가 죽지 않았다고 믿는 분들이 많은데요, 가장 생존을 바라는 분이기도 할 거 같습니다. 준호가 살아있다면 시즌2에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A. 저는 2에서 1에서는 하지 못한 참가자가 돼서 게임을 이끌어가고 싶어요.

Q. 스킨스쿠버, 등산, 액션 등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으셨나요?

A.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도 모든 스태프 분들이 너무 고생하셨기 때문에 제가 힘든 티를 낼 수 없었어요. 그리고 등산이나 액션, 몸 쓰는 건 어렸을 때부터 많이 해서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어요. 근데 스킨스쿠버의 경우에는 제가 물에 대한 공포증이 심해서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수영장에서 레슨도 받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근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개선돼서 무사히 찍을 수 있었어요.

Q. 이렇게 작품을 하다가 현실로 돌아가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A. 멍한 것 같아요. 뭔지 모르는 공허함도 느껴지고 오늘 했던 연기에 대해서 후회도 많이 하고 반성도 많이 해요.

Q. 준호는 경찰임에도 형을 찾아내겠다는 일념 하에 게임 스태프를 죽이는 등 불법적인 일에 서스럼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A. 저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었어요. 어떤 타당성을 찾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준호는 현직 형사이고 정의감 있고 정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가족에 대한 애가 크고 형에 대한 우애가 너무 깊었기 떄문에 형을 찾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고 간절하다고 생각했어요. 형사로서 보다 진짜 형을 찾기 위한 인간으로서 ‘들키지 않고 형을 찾기 위해 이 방법 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Q. 게임 참가자 중에 다양한 인간군상이 나옵니다. 참가하게 된다면 어떤 스타일로 게임하는 준호가 될까요? 뽑기만 없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준호가 우산 뽑으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A. (와하하하) 리더가 돼서 리더를 하면서 게임을 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들여서 경쟁자 이기는 해도 최대한 함께 협동심을 발휘해서 살아남을 수 있게 이끌어 갈 것 같아요.
우산을 뽑으면 게임이 끝나지 않을까요(웃음).

 

[사진= 넷플릭스 제공 ]


Q. 국내 시청자와 해외 시청자는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다를 거 같습니다. ‘이런 반응 재밌다’ 혹은 신선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으신가요?

A. 누구나 다 보는 관점들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반응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어느정도는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대다수 분들이 신선하게 봐주셔서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 패러디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매우 놀랍고 재밌게 보고 있어요.

Q. 아까 집에 가서 멍하니 있으면서 후회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항상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하고요. 저는 항상 만나는 친구들만 만나요. 그 친구들이 어릴 때부터 배우라는 큰 꿈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면서 의기투합 하는 친구들이거든요.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존감이 낮고 항상 후회할 때 친구들한테 털어놓고 그 친구들도 저를 응원해주고 믿어줘서 이런 식으로 많이 풀어요.

Q. 작품 인기를 실제로 체감한 경험이 있을까요?

A. 집돌이라서 동네를 잘 안 나가요. 사람 많은 곳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지도 않았고 조용하게 지내는 타입이라서 아직 크게는 못 느꼈거든요, 근데 한번은 동네에서 마스크랑 모자를 쓰고 지나가다가 10대 친구들이 알아보고 “오징어게임 잘 봤습니다. 사진 좀 찍어주세요”라고 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Q. 오징어게임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얼마나 늘었나요?

A. 오징어게임 나오기 전에 30만명이었는데 오징어게임 이후에 380만명이 돼서 너무 신기하고 하루하루 감사하게 보내고 있어요.

Q. 개인적으로 준호가 죽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형도 의도와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급소는 찌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살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Q. 극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무엇인가요?

A. 구슬치기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었어요. 많이 안타깝고 울컥하기도 했거든요.
인간의 본성도 많이 드러났던 것 같고 그 안에서의 이들의 갈등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선 내면이 배우 분들께서 잘 표현을 해주셔서 인상 깊게 봤어요.

Q. 오징어게임 캐릭터 중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이 있었을까요?

A. 상우 역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하는데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비겁하고 비열하고 악랄해보였지만 가장 인간적이기도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 크게 다가왔거든요.

Q. 준호를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A. 대사가 많이 없어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는 정체를 들키면 안 되고 그 상황 속에서 미묘하게 변하는 눈빛과 감정들을 내면적으로 연기를 많이 했어야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리고 형에 대한 정체를 맞닥뜨렸을 때 거기에서 오는 리액션과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준호가 접했을 때 오는 감정들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Q. 오징어게임이 아니라 다른 이름을 짓는다면 뭐라고 짓고 싶으신가요?

A. 따로 생각해본 건 없는데, ‘인간?’

Q. 황동혁 감독은 어떤 분이었나요?

A. 굉장히 젠틀하셨고요. 배우에 대한 존중도 많이 해주시고 유쾌하셨어요. 너무 훌륭한 감독님이라서 다가가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재치 있는 유머와 농담으로 저의 긴장을 풀어주셨어요. 그리고 정말 머릿속에 그리는 것들을 표현하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도 집어주시면서 빠르게 하셔서 의구심을 가질 일이 별로 없었어요.

Q. 오징어 게임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요, 배우님의 인간적인 또 연기적인 욕망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항상 추구하긴 하지만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들한테 피해를 안주고 내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좋은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갈까 라는 게 저의 욕망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연기자로서의 욕망은 무조건 연기력이고요. 관객과 시청자들이 ‘이 배우는 믿고 봐야지’라고 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Q. 어릴 때 가장 많이했던, 기억에 남는 추억의 놀이는 뭔가요?
시즌2가 나온다면 이런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추천할 만한 게 있을까요?


A. 오징어게임에는 나오지 않지만 액티브한 걸 좋았었어요. 근데 저는 공기놀이가 그렇게 재밌더라고요(하하).
그리고 시즌2에서는 박 터트리기가 나오면 역동적이고 스릴 넘칠 것 같아요,

Q. 오징어게임은 배우님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작품일까요?

A. 너무 영광스러운 작품이죠. 세계 여러나라에 제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고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Q. 추석 때 가족들과 정주행 했다는 국민들이 많은데요. 가족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A. 저의 부모님께서는 재밌게 보셨을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일찍 주무시는 분이신데 하루 이틀만에 정주행을 하셨더라고요. 몰입감 있게 보셨다고 해주셔서 보람있었어요.

Q. 연기 스팩트럼이 굉장히 넓으신데 연기를 하기 위한 공부나 습관이 있나요?

A. 틀에 박힌 연기연습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했었어요. 뭔가 주어지면 그 작품의 상대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로 기계적으로 연기 연습에만 몰두한 적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이 독이 됐던 부분이 많아서 지금은 일관된 연습보다는 제 삶 자체부터 많이 내려놓고 바꾸려고 하고 있어요.

Q. 오징어게임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자극이 된 부분들이 있나요?

A. 오징어게임이 다 만들어지고 느꼈던 게 원래 이정재 선배님의 팬이기도 하고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모습의 배역들을 맡아 오신 것들을 좋아했지만 1회부터 보면서 선배님이 이렇게 본인을 망가뜨리고 이렇게 코믹스러운 연기까지 정말 잘 표현하시는 부분에서 많이 놀랐었고 제가 생각하는 선배님의 인생캐릭터 이지 않을까 라고 느꼈어요.

Q. 많은 분들이 보셨지만 아직 ‘오징어게임’을 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A. 국내에서는 보지 못한 색깔과 장르라고 생각해요. 추억의 놀이들이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후반으로 갈수록 밝혀지는 반전들이 굉장히 강하고 충격으로 다가올 거라고 생각해서 정말 재밌게 볼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