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 났는데" 불법 주·정차 킥보드 견인 조치 확대...업계 '견인료 부담'에 시름

2021-10-02 05:00
서울시, 무단방치 전동킥보드 견인조치 서울 전역으로 확대 추진
공유킥보드 업계 "견인·보관료 부담에 경영 불확실성 커질 것"

지난 7월 15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송파구청 관계자가 불법 주정차된 전동 킥보드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최근 불법 주정차된 전동킥보드 견인 조치 정책을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는 뜻을 밝혀 공유킥보드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의 견인조치로 인해 업체가 부담하는 견인료와 보관료가 상당한 상황에서 규제 대상 지역을 확대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동구, 도봉구, 마포구 등 15개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불법 주정차 전동킥보드 견인 조치를 10월 이후부터는 중구, 동대문구, 서초구 등까지 확대한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전동킥보드 견인 조치로 불법주차와 보행 불편 감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서다.

시에 따르면 견인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첫 주인 지난 7월 15∼21일에는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신고 건수가 1242건이었으나 지난달 8∼15일에는 812건으로 약 35%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에선 무분별한 공유킥보드 주차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이지만, 이 같은 규제 비용이 사업자에게만 부과되면 올바른 개인형 이동장치(PM) 주차질서가 마련되겠냐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서울시가 전동킥보드 최종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 PM업체에 요구할 권한이 없어 견인료와 보관료를 업체에 부과하고 있다.

공유킥보드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같은 경우 이용자가 주차 위반을 할 경우 과태료 고지서는 업체에 전송되더라도 업체에서 실제 이용자가 누구인지만 입증하면 그 이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된다”며 “공기관도 아닌 기업이 소비자에게 견인료를 강제 부담하게 된다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고, 제대로 견인료를 받을 수도 없다. 시에서는 공유PM업체들이 약관 등을 변경해 최종 이용자에게도 비용을 부과하도록 한다지만 실제 적용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거로 안다. 서울시가 나서 이용자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해 올바른 질서 확립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서울시]


업계에서는 과도한 견인료 수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견인제도에 따르면 공유킥보드가 견인될 경우 서비스업체는 1대당 4만원의 견인료와 30분당 700원의 보관료를 내야 한다. 하루 평균 113대, 월평균 500대 이상이 견인된 만큼 공유킥보드 업체는 견인료와 보관료만 하루 평균 500만원에서 일주일엔 1000만~20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견인된 킥보드 회수작업에 필요한 인력투입·운반비용 등을 더하면 업체의 실질적인 부담은 더욱 크다.

업계 관계자는 “헬멧 착용 의무화 등의 규제로 이용률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전동킥보드 불법 견인료로만 못해도 월평균 2000만원의 금액이 나가고 있다”면서 “전동킥보드가 견인하는 방법이 까다롭지도 않은데, 경차와 똑같은 4만원의 견인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견인료가 견인대행업체의 부정 불법 견인 사례를 초래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견인 비용이 크다 보니 전동킥보드 견인대행업체들이 즉시견인구역이 아닌 지역에서 즉시견인 조치를 취해 이득을 취하려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견인업체에선 오토바이까지 개조해 더 많은 전동킥보드를 견인해 더 큰 이득을 취하려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서울시 역시 이 부분에 있어 공감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부정・불법 견인 신고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 9월 6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견인 실태 파악을 위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주요 점검 사항은 견인 절차 준수 여부 확인 및 즉시견인구역 견인 시 기준 적정 여부, 인허가된 견인차량 이용 여부 등이다.

조사 결과, 일부 견인대행업체에서 즉시견인구역이 아닌 지역에서도 즉시 견인 조치하는 것이 밝혀졌다. 서울시는 "부정・불법 견인 신고 사례를 막기 위해 견인업체를 정기 점검할 계획"이라며 "향후 견인대행업체 위반행위의 중과실, 고의성, 불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행정처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견인 위반 행위에 불법성이 입증될 경우, 대행업체 지정 취소, 정지 등 협약 해지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는 견인료 비용을 낮추고 즉시 견인 조치를 멈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견인 시스템과 과도한 견인료를 유지할 경우 이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는 불법 주정차된 전동킥보드를 ‘즉시견인구역’과 ‘일반보도’로 구분해 견인조치하고 있다.

차도, 지하철 출입로 등 즉시견인구역에선 불법 주차된 기기를 발견할 경우 즉시 견인하고 있다. 일반보도의 경우 3시간 이내에 업체에서 수거나 재배치 등 처리하고 있지만 킥보드 위치가 즉시견인 장소에 해당할 경우, 따로 수거 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견인대행업체에서 곧바로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 PM업체가 자율규제 방식으로 자정작용을 통해 주차 관련 규정을 정립하고 이를 집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즉시견인 조치를 조정할 수 없다면, 단 1시간이라도 좋으니 업체들이 불법 주차된 전동킥보드를 자체적으로 수거해 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교통정책과 미래교통전략팀 관계자는 “업계가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견인조치로 인해 겪고 있는 고충은 이해하고, 견인대행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견인료 비용이나, 견인 방식에 대해 추가로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전동킥보드는 올해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전거처럼 전용도로를 통행하되 규제·처벌은 원동기에 준해서 받는다. 헬멧 착용과 면허 소지 등도 의무화됐다. 여기에 지난 7월 15일부터는 불법 주정차 단속까지 받고 있어 공유킥보드 이용률이 급감한 상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SPMA)에 따르면 5월 기준 PM 규제 강화 후 공유킥보드 이용률이 30%대에서 5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PM 안전 규정이 강화되면서 지난 3개월여간 법규 위반 적발은 3만4068건에 달하고, 누적 범칙금은 10억345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은 안전모 미착용이 2만6948건(79.1%)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