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진그룹-②] 바람 잘 날 없는 일진그룹, 최근 수년간 각종 의혹 ‘몸살'

2021-09-27 08:02

◆탈취·갑질·횡령·탈세··· ‘맨발’ 성공 신화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종업원 2명으로 시작해 현재 50여개의 계열사를 둔 굴지의 중견기업 일진그룹은 외형을 키워 오는 동안 크고 작은 성장통(?)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일진그룹은 차명계좌를 이용한 탈세와 횡령 그리고 갑질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일진그룹이 2015년 이후 또다시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일진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특별세무조사임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세무조사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국세청의 중수부’로 악명이 높은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조사를 전담하고 있다는 것은 비자금 조성 또는 탈세 혐의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동종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차명계좌’ 검찰 고발만 1년여간 두 차례

일진그룹은 2016년에도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사4국은 당시 허 회장이 2014년 페이퍼컴퍼니 차명계좌에 약 1292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신고한 정황을 발견했다.

조사4국은 2017년 1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허 회장은 같은 해 4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1년여가 흐른 2018년 6월, 일진그룹은 또 한번 차명계좌를 이용한 횡령 논란에 놓였다. 80억원 규모의 비자금이 허정석 일진파트너스 대표와 오너 일가 가족과 계열사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2019년 8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감금·협박에 의한 법인인감도장 강탈, 80억원의 비자금 조성 및 편법증여에 대한 수사 촉구’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서 기업명 등은 익명으로 변경됐지만, 취재 결과 청원인이 지목한 인물은 허진규 회장과 일진그룹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건으로 허 회장은 2018년 6월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검찰 고발당했다.

◆기술탈취·갑질 의혹··· 국내외 오가는 법정 송사

파주 아웃렛 개발사업 관련 법정 송사가 오가던 2018년 3월엔 미국 뉴저지연방법원에 또 다른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미국 내 한인기업 맥스라이트는 일진그룹 계열사인 셀리케인(구 루미리치)에서 납품 받은 물품에 하자가 있어 거래처로부터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봤다며 40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맥스라이트는 2019년 6월 7일 수원지방법원에 셀리케인과 일진반도체 등 계열사 3곳을 고소한 상태다.

일진그룹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7년 7월께 벤처기업 비즈맥 김유철 전 대표는 허 회장과 허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 등 일진그룹 관계자 2명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허 회장과 일진그룹의 갑질로 수천억원 가치가 있는 기술과 회사를 강탈당했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