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등장인물 총정리] 곽상도‧유동규‧김수남 등 정계‧부동산‧법조 인사 줄줄이
2021-09-24 19:10
곽상도 아들·원유철이 왜 거기서 나와...이재명 측 "국힘 게이트“
유동규 전 직무대리 등 성남도시공사 3인방 대장동 의혹 '키맨'
김수남·이경재·박영수 등 법조계 줄줄이 수면 위로
유동규 전 직무대리 등 성남도시공사 3인방 대장동 의혹 '키맨'
김수남·이경재·박영수 등 법조계 줄줄이 수면 위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대장동개발-화천대유’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정계뿐 아니라 법조계, 부동산 업계 유명 인사들까지 이번 사건에 거론되면서 논란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만큼 이 과정에서 이들을 향한 의혹이 얼마나, 어떻게 규명될지 여부 역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①곽상도 아들·원유철이 왜 거기서 나와...이재명 측 "국힘 게이트“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사업 중심에 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관련이 있는 정치인은 이 지사 외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신영수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이 꼽힌다.
이 지사가 대장동 특혜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먼저 곽 의원의 경우 그의 아들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화천대유 도시개발팀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곽 의원은 즉각 "입사해서 겨우 250만 원 월급 받은 제 아들은 회사 직원일 뿐"이라며 "(자신은) 화천대유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여당은 곽 의원과 화천대유 간 관계에 대해 거듭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화천대유 소유주와 친분이 있다고 평소에 밝혀왔고, 그 아들은 화천대유에 채용돼 7년 동안 근무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과 함께 원 전 대표와 신 전 의원도 화천대유와의 관련성을 의심받고 있다.
원 전 대표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지난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까지 매월 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010년 발생한 이른바 '대장동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 당시 신 의원의 친동생과 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부장 등이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억원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사업 중단을 부른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이날 "대장동 개발을 누가 한 것이냐"며 "지난 2010년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인 당시 한나라당의 신영수 의원은 LH가 아닌 민간에서 개발하자고 강력하게 압력을 넣었고, 신 전 의원의 친동생은 수억원대 뇌물을 받아 구속된 사건"이라고 힐난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돈 한 푼이라도 받은 등장 인물 모두가 국민의힘 소속"이라며 "한마디로 방귀 뀐 사람이 성내는 꼴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 열린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22일 캠프 정례브리핑에서 "화천대유와 관련해 곽상도 의원 아들이 근무하고 원유철 전 의원이 고문이었던 게 사실로 드러났는데 (국민의힘은) 본인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히지 않고 근거 없이 정치적 공세만 한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그렇게 하려면 먼저 자신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지사 본인도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국힘이 LH 압박해 공공개발 포기시키고 성남시의회 동원해 성남시 공공개발 포기시키고 이에 이재명이 묘수로 민관합작 추진하니 이번에는 사업성 없다며 민관합작도 반대했지만 민관합작은 시장권한이라 못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방귀 뀐 자가 화낸다더니 투기 세력과 유착해 부정부패 저지른 국힘이 부정부패 막은 저를 부정부패로 막아 공격하다니 국힘의 적반하장, 후안무치가 상상 초월"이라고 비난했다.
②유동규 전 직무대리 등 성남도시공사 3인방 대장동 의혹 '키맨'
성남시 대장동 공영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유동규 전 경기공사 사장이 꼽히고 있다. 유 전 사장 외에도 당시 사업을 담당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 2명의 인물도 논란의 핵심에 다가가기 위한 인사로 거론된다.
유 전 사장은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있던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출마했을 당시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그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후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에서는 유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의 공공부문 책임자로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유 전 사장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처음 설계했을 때 대장동 개발이 이 정도로 남을 거라고 예상을 못 했고, 이 상황(부동산값 폭등)을 누가 예측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내부의 비판 목소리나 다른 제안을 보고 받은 적이 없다"며 "중요한 제안이라면 문서가 있을텐데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대형 금융사가 왜 화천대유와 같이 입찰에 참여하게 됐는가 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사장은 "금융기관과 화천대유 간 역학관계는 금융사에 물어보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그걸 성남시에 물으면 해답이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 본부장 외에 다른 2명은 대장동 개발을 맡았던 개발사업1처의 김모 처장과 전략사업실 정모 투자사업팀장이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이익금의 배당률 등을 정한 사업협약의 실무를 담당했다.
특혜라고 논란이 되는 부분 중의 하나는 평가가 초고속으로 이뤄졌다는 점인데 이들은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는 2015년 3월 26∼27일 이뤄졌는데 절대평가는 3시간, 상대평가에는 4시간만에 끝났다. 당시 민간사업자로 이번에 가장 큰 논란이 되는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정 팀장의 경우 변호사 출신으로 2014년 10월 전문계약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하고 올해 2월 퇴사했다. 정 팀장은 현재 근무 태만 등으로 해임됐다가 복귀한 뒤 일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팀장은 천화동인4호(화천대유의 관계사)의 대표 남모 변호사와 같은 대학 법학과 후배로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이사로 성남의뜰에 8700여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 이 넘는 배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하나은행컨소시엄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7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올해 4월까지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장지구 사업은 좀 폐쇄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민간도 참여한 사업이지만, 건설사·시행사 등 많은 부동산 개발 관계자가 잘 몰랐던 사업"이라고 전했다.
그는 "결국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입찰단계에서부터 관여한 성남시 측 관계자와 화천대유 등 관계자를 조사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③김수남·이경재·박영수 등 법조계 줄줄이 수면 위로
대장동 개발 특혜 사업으로 논란이 불거진 화천대유에 또다시 법조계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화천대유에 법률 조언을 해주거나 고문으로 위촉된 법조계 유력 인사는 현재까지 드러난 사람만 5명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에 이어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까지 화천대유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수남 전 총장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신이 몸담은 법무법인을 통해 화천대유와 법률고문과 경영 자문 계약을 맺었다. 김수남 전 총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자문료는 법인계좌에 입금돼 법인 운용자금으로 사용됐다"며 "받은 자문료 전액 세금 계산서를 발부하는 등 세무 신고했다. 고문 계약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화천대유에서 지난 2017년부터 지금까지 5년간 고문 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경재 변호사는 화천대유 특혜 논란에 대해 와전되거나 왜곡된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 막대한 이익이 유입됐다는 주장에 대해 "내가 아는 범위 내 전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전 특검도 지난 2016년 화천대유 상임고문을 맡았다. 수사 특검으로 임명된 후 화천대유 고문직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정농단 사건 창과 방패였던 박영수 전 특검과 이경재 변호사 모두 화천대유로 연결됐다는 점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대법관 퇴임 후 두 달 뒤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돼 고문료로 월 1500만원을 받았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변호사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친분이 있던 기자로부터 회사 고문으로 위촉하겠다는 제안이 와서 공직자윤리법이나 김영란법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은 사후수뢰 혐의가 있다며 권순일 전 대법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강찬우 전 검사장은 이재명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론을 맡은 인물이다. 강찬우 전 검사장 화천대유와는 2018년부터 고문 계약을 맺었다.
화천대유가 이처럼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법조인들을 법률 자문이나 고문으로 위촉할 수 있었던 데는 소유주인 김만배 전 기자의 30여년 법조 기자 경력이 큰 역할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만배 전 기자가 사업 추진 과정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위 법조인 등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