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배럴당 정제마진 5달러 돌파… 재고평가 아닌 실적으로 뜬다
2021-09-25 17:00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하반기 정유업계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간 재고평가 이익으로 플러스(+)된 경영지표를 내놓았다면 이제는 마진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상승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3달러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지표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을 뺀 값을 말한다. 손익분기점은 통상 4달러 안팎으로 알려져 있어 본격적인 이익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코로나19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자 정제마진은 올해 6월까지도 1.4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생산을 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리오프닝(경기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7월 2.6달러, 8월 3.2달러로 상승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겨울철을 앞두고 등유 및 경유 제품 마진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미국 허리케인 효과보다 수요회복 기대감이 큰 상황으로 올해 라니냐 강도가 강해지면서 한파가 예상되고 있다는 점도 난방유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향후 정유업계의 실적은 본격적으로 이익 중심의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660억원, 4716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81.22%,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매출과 영업익이 12조3711억원, 4659억원으로 매출은 46.94%가 증가하고 영업익은 흑자가 예상된다. 또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는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4조7008억원, 5172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2%, 9.09%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도 실적 개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석유제품의 최대 수요처는 동남아시아로 내년 상반기부터 동남아 지역의 본격적인 백신 접종이 예상된다”며 “이동제한조치 해제와 경제활동 정상화의 효과는 역내 석유제품 수요 확대로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