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등에 업은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 어떤 시너지 노리나
2021-09-13 17:15
수익성 개선 위한 '시너지' 초점 둔 체질개선
이베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이 '마지막 동아줄'로 한샘 인수를 낙점했다. 유통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홈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해 유통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들어갔다. 롯데쇼핑은 2995억원을 출자해 한샘의 지분 약 5%를 확보하게 됐다. 인수 시점에는 지분율이 높지 않지만 사모펀드인 IMM PE가 지분을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한샘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 부회장은 한샘을 인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는 물론 커져가는 리빙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리빙 콘텐츠에 관심을 드러낸 만큼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와 공간 기획 역량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미 한샘과 손잡고 전국의 백화점 점포에 ‘한샘디자인파크’,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마파크에 롯데쇼핑 첫 리빙 전문관 ‘메종동부산’을 오픈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영국의 프리미엄 리빙 편집숍 ‘더 콘란샵’을 도입해 강남점에 첫선을 보이고 올해 8월 신규 점포 동탄점에 더 콘란샵 2호점을 론칭했다.
롯데쇼핑의 이 같은 행보는 롯데쇼핑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이자 강 부회장의 위기감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도 '시너지'에 초점을 둔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여가는 가운데 수년째 적자인 롯데자산개발을 품었다. 롯데쇼핑과 롯데몰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최근에도 중고나라 인수에 SI로 참여해 300억원을 출자했고,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 인수전에 최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강 부회장 역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이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M&A)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며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M&A에 나서는 롯데쇼핑의 행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재무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 기존 주력사업이 성장 한계를 맞으면서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체질개선을 위한 대형 M&A를 추진하면서 언제든 재무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