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맞던 연인 사망…성형외과 원장 2심도 집유

2021-09-11 13:49
"프로포폴 잘못 관리해 피해자 사망…죄책 무거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교제 중인 이성에게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성형외과 원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형사항소 9부(장재윤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중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프로포폴을 잘못 관리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으니 상응하는 처벌이 합당하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했지만 용서를 받지는 못했다"며 "업무 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사용하고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한 점 등도 있어 피고인의 죄책이 더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신의 집에서 연인이던 A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불면증으로 잠들지 못하는 A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외출했다. 이후 잠에 들었다 깬 A씨는 전화로 투약 속도를 올려도 되는지 물었다. 이씨는 안 된다고만 대답한 후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이씨가 외출한 사이 직접 프로포폴 투약 속도를 높였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앞서 1심은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