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 개정안 두고 찬반의견 팽팽···의료계 갈등 지속
2021-09-08 16:08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전문간호사 제도 시행규칙을 두고 의사와 간호사 단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사협회가 해당 법안에 대해 각각 반대와 찬성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일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등에 관한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는 마취, 응급, 아동, 중환자 등 13개 분야별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규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문간호사들은 의사의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또는 '지도하에' 분야별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을 두고 의료계 내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며 각 대표들이 릴레이 시위까지 나선 상황이다. 이들의 시위는 전문간호사 개정안 입법예고 마감일인 오는 13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의협은 개정안이 간호사가 마취과, 응급의학과 등에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진료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어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응급구조사협회 역시 “전문간호사 개정안은 상위법인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위반 행위로 지나치게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모호한 규정으로 업무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계성 없는 의료행위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전문간호사 개정안의 업무범위는 PA까지 포함됐다. 국외의 PA제도는 임상실습 2000시간 이상이지만 국내 전문간호사제도는 300시간으로 양성 및 자격기준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러한 교육과정으로 PA에 상응하는 업무수행은 국민의 안전과 보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간협은 진료와 관련한 불법행위는 의사들이 간호사들에게 진료행위를 떠넘겨 발생하는 것이며, 법안 개정을 통해 업무범위와 법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간협은 “현재 의료기관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법진료의 근원은 의사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규정한 것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의협은 정부와 간호사 등 다른 보건 의료전문인력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마취간호사회 역시 “마취와 관련한 불법 진료행위는 의사가 전문간호사에 대한 지도 업무를 포기한 채, 마취진료 자체를 위임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한 책임은 의사의 윤리적인 문제와 코로나 팬더믹이라는 재난적 의료위기 상황에서도 의대증원을 이유로 국민의 생명·안전을 볼모로 진료거부를 한 의사단체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