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종목] 징둥 류창둥 경영일선 '퇴진'…후계자는 누구?

2021-09-06 15:59
징둥그룹 인사이동…쉰레이 징둥리테일 CEO가 그룹 총재로
류창둥은 농촌진흥, 회사 장기발전, 인재 육성에 주력하기로

 
※'중국 마이종목'은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중국 종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이'는 중국어로 '사다(買)'와 '팔다(賣)'를 모두 뜻하는 단어입니다. 영어로는 '나(My)'를 뜻하기도 하죠. 이 코너를 통해 아주경제 중국본부에서는 매일 독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궁금해할 만한 종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징둥그룹 공시 [사진=징둥그룹]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그룹(京東, 홍콩거래소, 09618/JD, 나스닥) 창업주인 류창둥(劉強東)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징둥그룹은 이날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징둥그룹 소매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징둥리테일 최고경영자(CEO) 쉬레이(徐雷)가 징둥그룹 총재로 승진해 앞으로 징둥그룹 각종 사업의 일상 경영 업무를 관장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징둥헬스를 이끌어온 신리쥔(辛利軍)이 쉬의 뒤를 이어 징둥리테일 CEO로 옮기며, 진언린(金恩林)이 징둥헬스의 새 CEO에 오르게 된다. 

인사 이동 속에서도 창업주 류창둥은 징둥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쉬레이 총재로부터 보고를 받게 된다. 회사 일상 경영은 쉬 총재에게 맡기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회사 장기 전략과 청년 인재 육성, 농촌 진흥 사업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류창둥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정확한 장기 전략 설계, 청년 인재 육성, 각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징둥그룹이 가장 힘들고 어렵지만 가장 가치 있는 사업을 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주입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류 회장은 여전히 징둥그룹의 경영권을 통제한다. 지난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류창둥은 징둥그룹 주식 13.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차등의결권을 통해 모두 76.9%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1974년생으로 올해 48세인 류창둥은 1998년 베이징에서 징둥을 창업해 오늘날 알리바바에 이은 2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웠다. 징둥은 뉴욕, 홍콩 증시에 각각 2014년, 2020년에 상장했다. 현재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은 1200억 달러가 넘는다. 

사실 그동안 시장은 류창둥 회장의 막강한 경영권, 후계자 부재 등에 따른 '오너 리스크'를 제기한 바 있다. 특히 2018년 류 회장이 미국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커졌다. 

한편 최근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핀둬둬 등 중국 주요 인터넷기업 창업주들이 젊은 나이에 잇달아 물러나고 있다.  2019년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주가 은퇴했으며, 올해도 중국 인터넷기업 규제 속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자)' 세대인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주와 황정 핀둬둬 창업주가 잇달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