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록다운 장기화…삼성·LG 가전 생산라인 위태, 렌털업체도 도미노 타격 우려

2021-09-06 07:15
삼성 “한국 시장 내 제품 공급, 다른 생산공장으로 전환 검토”

베트남에서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며 ‘록다운(도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자, 현지에 공장이나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중소 렌털업체 등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 현지 생산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호찌민에 냉장고, 세탁기, TV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 시장을 비롯해 여러 지역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현재 호찌민 공장은 베트남 정부의 록다운 조치로 인해 가동률이 40% 수준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가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23개 시·성에서 봉쇄 등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시행하면서 외출을 전면 금지해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 4월 27일부터 시작된 4차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약 4개월 넘는 기간 동안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은 각각 오는 6일, 15일까지로 봉쇄 조치 기간을 연장했다.

삼성전자는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는 베트남 정부의 봉쇄 조치를 지켜보면서 태국, 중국, 멕시코 등 다른 글로벌 생산공장에서 한국으로의 제품 공급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지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이 아닌 다른 해외 공장에서 한국으로 배송하는 것을 말한다”면서도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 운영 정상화를 위해 현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이퐁시에 공장이 있는 LG전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호찌민 등 지역에서 해당 공장이 떨어져 있다고 하지만, 언제 하이퐁까지 코로나가 확산하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4월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생산기지였던 베트남 공장을 사업 철수와 함께 생활가전 등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전환했다. 다만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장은 아직 제품 생산에 차질이 없는 수준이다.

아울러 베트남 등에 현지법인이나 생산공장을 두고 동남아 시장을 공략 중인 중소 가전 렌털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코웨이는 지난해 7월 베트남 호찌민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 일부 국가의 봉쇄 조치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인해 반드시 설치가 필요한 렌털 제품 부문에서는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택배로 배송이 가능한 공기청정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정수기의 경우 배관 연결 등이 필요해 설치 기사의 직접적인 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지역 내 이동이 불가능해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에 직접 현지법인과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청호나이스도 동남아 시장 공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청호나이스는 2017년 처음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을 만들고, 이듬해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청호나이스의 현지 법인과 생산공장은 베트남 박닌 지역에 있다. 이에 따라 제품 생산에 당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이동이 불가능한 만큼 지역 내 시장점유율이나 공급 등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은 회사들이 현지에서 좀 더 입지를 확장하는 데에 당연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호찌민 가전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