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간실격' 허진호 감독·전도연·류준열이 만드는 '애정극'의 품격

2021-09-02 15:40

'인간실격' 류준열, 허진호 감독, 전도연[사진=JTBC 제공]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과 배우 전도연, 류준열이 뭉쳤다. 격렬한 어둠 앞에 선 이들의 상처와 치유를 담은 드라마 '인간실격'을 통해서다.

2일 오후 JTBC 새 주말드라마 '인간실격'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허진호 감독과 배우 전도연, 류준열이 참석했다.

드라마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전도연 분)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류준열)의 상처와 치유 과정이 밀도 있게 그려질 예정.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한국 멜로(애정극)의 거장 허진호 감독은 '인간실격'을 통해 드라마에 도전한다.

허진호 감독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여자와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남자가 만나, 둘이 가진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나도 내가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자신도 없었다. 대본을 받고 하고 싶은 마음과 용기가 생겼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보편적인 아픔과 슬픔이 와닿아서 용기를 가지고 드라마를 시작했다. 영화 서너 편 만든 것처럼 고생 많이 했지만 (좋았다)"라며, "앞으로는 드라마 감독으로 불러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허 감독은 "영화는 대본이 완성된 다음에 작업하지만, 드라마는 대본이 다 안 나온 상황에서 가니까 나도 찍어가면서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오히려 그 부분이 재밌었던 것 같다. 극 중 캐릭터들이 어떻게 하면 될지 계속 상상하면서 만들어가는 신선함이 있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간실격'은 '멜로 거장' 허진호 감독과 배우 전도연, 류준열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 몰이를 하는 상황.

허 감독은 "처음에 대본을 읽고 전도연과 류준열을 생각했다. 처음에 생각한 배우들과 함께하기 참 어려운데 함께하게 돼 행운이었다. 내가 작품을 하면서도 잘 몰입을 못 하는데 '인간실격'은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많이 몰입하고 공감하게 되더라. 후반작업 중인데 보면서도 참 좋더라"라고 전했다.

'인간 실격' 류준열, 허진호 감독 전도연[사진=JTBC 제공]


전도연은 2016년 tvN '굿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그는 "무겁고 어려운 작품을 피하고 싶어서 기다려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또다시 조금 어둡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인간실격'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안방극장 복귀에 부담을 느낀다고도 털어놓았다.

전도연은 "너무 긴장되고 떨린다. 조금 많이 부담된다. 주변에서 하는 드라마를 더 많이 돌아보게 되고 따지게 된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정은 대필 작가의 삶마저 실패한 뒤 일용직 가사 도우미로 살아가는 인물. 전도연은 '부정' 역에 관해 "벼랑 끝에 서 있고, 죽음과 맞닿아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강재를 만나면서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고 작지만, 빛을 찾아가는 그 설렘이 큰 힘이 됐던 것 같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류준열도 MBC '운빨 로맨스' 이후 5년 만에 드라마로 팬들과 만난다.

류준열은 "시나리오도 굉장히 중요했고, 저는 어떤 감독님, 어떤 배우와 작업하느냐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분이 다 제가 봤던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시나리오가 좋은데 두 분과 함께 하니까,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제발 좀 써주십시오'라는 느낌이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 "주변에서 '영화를 많이 보고 있지만, 드라마는 언제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작품을 가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영화 출연이 더 많은) 됐다. 개인적으로 아쉬움도 있었는데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서 좋다. 드라마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는데 긴 호흡으로 많은 분과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부자가 되고 싶은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 역을 맡는다.

그는 "강재의 입장에서 보면 별난 직업을 가진 사람도 평범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남들이 다 하는 걸 하고 싶어 한다. 다양한 삶이 있지만 가고 싶거나 도달하고 싶은 길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평범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보시면 어떨까"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한편 '인간실격'은 오는 4일 오후 10시 30분 처음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