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공모주 펀드 식어간다…최근 한 달 자금이탈·수익률↓

2021-08-30 06: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모주 투자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은 식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한 달 동안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부 대형주가 고평가 논란 끝에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 불패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모주 펀드란 펀드 운용 방침에 공모주 청약이 포함된 펀드다. 일반적으로 전체 설정액의 10~30%를 공모주로 채우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일반 주식, 해외 주식 등으로 구성한다. 채권의 안정적인 수익률에 더해 공모주의 공격적인 수익률까지 꾀하는 상품이다.

2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공모주 테마로 분류된 펀드 497개의 설정액은 4조8048억원으로 연초대비 총 1조7273억원 증가했다. 올해 새로 설정된 공모주 펀드만 103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6.2% 수준으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9.0%에는 못 미치지만 시중 금융상품의 금리와 비교하면 높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공모주 펀드는 단 10개에 불과하다.

공모주 펀드 중 가장 덩치가 큰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A'의 설정액이 1569억원 증가해 2702억원을 기록했고, 신한공모주&밴드트레이딩30은 111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기준을 최근 1개월로 바꾸면 상황이 다르다. 1개월 동안 공모주 펀드에서는 총 279억원의 설정액이 빠져나갔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4호'에서 476억원,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5호'에서 225억원의 뭉칫돈이 빠졌다. 공모주 펀드 설정액 1위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A'도 최근 1개월만 놓고 보면 158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수익률도 떨어졌다. 최근 1개월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은 1.3%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브레인코스닥벤처펀드주식혼합형의 수익률이 7.5%에 불과하다. 389개의 공모주 펀드가 0.1% 이상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08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공모주 펀드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를 최근 시가총액 조단위 기업이 연이어 상장한 'IPO 슈퍼위크'가 마무리되고, 기대했던 일부 대형주의 수익률이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공모가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슈퍼위크 기간 중 상장한 크래프톤과 롯데렌탈의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아쉽다. 두 회사는 모두 IPO 시장의 대어급으로 꼽혔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대부분의 공모주가 수익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종목별로 차별된 장세가 펼쳐지면서 공모주 펀드보다는 일반공모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이 참여하는 수요예측 결과를 확인한 뒤 직접 투자할 종목을 찾는 것이 공모주 투자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해는 공모주 일반 청약 물량이 20%에서 25%로 확대됐고 청약 시 절반 이상을 균등배정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해 개인 투자자의 청약 참여가 더욱 쉬워진 점도 공모주 펀드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렸다.

또 일부 수익률이 높은 공모주 펀드에서 차익실현성 자금이탈도 이뤄지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개월 동안 설정액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 톱5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던 펀드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때 상황에 따라 직접 투자인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인지 판단하라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상황에 따라 공모주에 대해 직접 청약이 유리한지, 공모주 펀드를 통하는 게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공모주 펀드는 채권 등에도 투자하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며 직접 청약은 기대 수익률의 고저 차이가 크고 경쟁률이 높은 종목이라면 제대로 투자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