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실적 부진' 하이디라오, 구조조정 효과 낼까

2021-08-25 11:00
대대적인 구조조정...젊은 피 전면 배치
올 상반기 간신히 흑자 전환

[사진=중국 매일경제신문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火鍋) 전문 외식업체 하이디라오(海底撈, 06862. HK)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중국 소비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젊은층 핵심 인사를 전면 배치한 것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젊은 피 전면 배치
25일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하이디라오 이사회는 전날 밤 공시를 통해 수핑(舒萍) 하이디라오 비상무이사와 스융훙(施永宏) 상무이사가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이디라오 창립 멤버로, 특히 수핑은 하이디라오 창업자 장융(張勇)의 부인이기도 하다. 

대신 양리쥐안(杨利娟)이 하이디라오 부최고경영자(CEO)를, 차이신민(蔡新民)이 회계감사위원을 맡는다고 하이디라오 측이 밝혔다. 이외에도 양리쥐안을 비롯한 상무이사 7명과 마웨이화(馬蔚華) 등 비상무이사 2명이 새로 합류한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8.9세이며, 하이디라오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이디라오는 핵심 인사에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주우허우(九五後)', 이른바 Z세대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하이디라오 창업자 장융과 수핑 부부[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매장 확대·코로나19 진정세 영향

이번 인사 조정은 최근 발표된 실적이 부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24일 하이디라오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순익은 9650만 위안(약 173억902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9억6400만 위안 적자와 비교하면 개선된 것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순익(9억1100만 위안)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나마 같은 기간 매출이 200억94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9%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지난해는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019년 상반기 매출(117억 위안)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하이디라오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장 수를 늘리면서 비용이 증가한 데다가, 중국 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배달 건수가 급감해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544개, 올해 299개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구체적으로 1인당 소비액과 회전율이 감소했다. 1인당 소비액은 작년 상반기 112.8위안에서 올해 상반기 107.3위안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한해 1인당 소비액(110.1위안)보다 낮은 것이다. 또 올해 상반기 전체(신규매장 합산 기준) 회전율은 일평균 3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회보다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서 하이디라오 측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모임 인원이 늘어난 탓에 1인당 소비액과 회전율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하이디라오의 주가 부진이 심상찮다. 지난 3월 하이디라오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이래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4일 종가 기준 하이디라오 주가는 28.8홍콩달러로, 시가총액은 1572억 홍콩달러다. 역대 최고가(85.8홍콩달러, 4500억 홍콩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월에 비해 절반 이상 빠진 것이다.

그럼에도 하이디라오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 광대증권은 하이디라오의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개혁 방향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부증권 역시 하이디라오의 경영진 개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