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2030년까지 온실가스 35% 감축목표 유지"...탄소중립 박차

2021-08-24 17:56
"이미 30년 걸어온 EU과 같을 수 없어"
기후대응기금 마련에 2조원 투입 계획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순배출량 대비 35% 이상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장관은 24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국내 온실가스의) 선형 감축 경로를 고려하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하한선은 우리나라가 실제로 2050년 탄소 중립을 지향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탄소중립기본법 25일 국회 본회의 처리 앞둬

탄소중립기본법은 의원 발의안과 정부 제안을 바탕으로 국회 심사 등을 거쳐 지난 19일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전 세계에서 14번째로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국가가 된다.

제정안 핵심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 대비 35% 이상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올해부터 매년 2402만t의 탄소를 줄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2017년 순배출량(6억680만t) 대비 24.4% 감축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에선 제정안이 규정한 2030년 NDC로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피크(정점)'를 일찌감치 찍은 뒤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30년을 걸어온 나라들과 지금 목표를 내건 (한국이) 똑같기는 힘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목표를 55%로 했는데 왜 우린 못하느냐라고 하는데 EU는 1990년부터 해왔다"며 "우리는 EU나 일본·미국과는 조금 다른 게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치를 찍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점인 1990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55%를 감축하기로 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정점인 2005년 대비 50∼52%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피해산업 지원도…"탄소중립 목표치 후퇴는 없어"

한 장관은 'NDC 35%'는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NDC는 진전의 목표가 있다. 각 국가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되 후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발표한 NDC는 나중에 문재인 정부 이후 새로운 정부가 만들어졌을 때 '다시 NDC를 정해야겠다'고 하더라도 높은 수치로는 갈 수 있지만 뒤로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진전 원칙에 근거한다면 지금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목표치가 얼마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정안에서는 기후변화영향평가제도와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 기후대응기금, 에너지 전환·흡수원 확충 등 정책 실행을 의무화했다. 급격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산업과 근로자, 지역 등을 보호하는 '정의로운 전환' 정책수단 마련도 법제화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후대응기금 마련에 2조원 넘는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수익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050억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조859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 배분 비율 조정, 정부 재원 추가 투입 등으로 2조5000억원가량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탄소중립은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가보지 않은 것"이라며 "법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