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제3자 동의 받아오라는 삼성화재”…피해자 ‘분통’
2021-08-23 14:51
본인도 제3자 명의로 내 보험 4건 가입 확인
본인인증 해피콜 제3자 대역이 무단으로 진행
“목소리도 개인정보” 회사 법무팀도 제3자 옹호
본인인증 해피콜 제3자 대역이 무단으로 진행
“목소리도 개인정보” 회사 법무팀도 제3자 옹호
[데일리동방]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35세)는 올해 7월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보험금 수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화재에 가입한 보험내역을 조회하다가 깜짝 놀랐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 명의로 4개의 보험상품에 가입돼 있는 것을 확인해서다.
곧바로 삼성화재에 문의를 했고 누군지도 모르는 제3자가 A씨를 사칭해서 해피콜 개인인증까지 마친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가 막힌 A씨는 사기꾼의 해피콜 녹취록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삼성화재 측으로부터 황당한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녹취를 듣고 싶으면 본인을 사칭한 사기꾼의 동의를 받아오라며 녹취록 공개를 거부한 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23일 데일리동방 취재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개인정보 관리가 총체적 문제를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의 사례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험상품 가입절차의 개인정보 동의 과정에서 허술한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냈고, 더 나아가 피해자 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배 째라’ 형태의 무대포식 영업을 강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상품 중 삼성화재 건강보험마이헬스파트너는 2개나 가입돼 있었다. 통상 보험상품의 보장금액이 적으면 계약을 갱신해서 보장을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보상을 높이기 위해 똑같은 보험상품을 2개나 가입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험업계 관계자들도 유사 사례가 없다고 설명한다.
A씨에 따르면, 삼성화재 건강보험 천만안심은 올해 5월 14일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개 상품은 이보다 앞선 4월 6일에 계약이 체결됐다. 문제는 보험계약 모집·체결 과정에서 A씨는 보험가입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황당한 A씨는 누가 언제 어떻게 본인 동의 없이 본인의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7월19일 회사에 연차를 내고 삼성화재를 방문해 보험계약 청약서와 해피콜 녹취파일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GA코리아라는 보험대리점이 A씨 명의로 7개의 불법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본인 확인은 제3의 인물이 대역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후 A씨는 법적 대응을 위해 삼성화재 측에 본인을 사칭한 제3의 인물 목소리가 녹음된 해피콜 파일을 요구했지만, 삼성화재 측은 녹취파일을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녹취파일 속 목소리의 당사자 동의가 없으면 제공할 수 없다며, 녹취파일을 받고 싶으면 누구지도 모르는 사기꾼의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얼굴도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대역을 어떻게 찾아서 동의를 받아오냐고 항의했다. 또한 신원을 알아낸다 해도 그 사람이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고 항변했다. 이러한 A씨의 항의에도 삼성화재 대역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황당한 말을 되풀이 하며 녹취파일 제공을 거부했다.
A씨는 “피해자가 자료를 요청하는데, 가해자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것이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받아오라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그 사람의 개인정보는 중요하고 정착 피해자인 내 개인정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이정도면 삼성화재가 제정신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삼성화재 측은 “해당 사안은 법무팀에 검토를 받은 사안이다. 목소리도 개인정보에 포함되다 보니 해피콜 속 당사자에게 동의를 받아오라고 한 것”이라면서 “목소리의 당사자가 삼성화재에 음성을 왜 제공했냐고 하면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