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혐의, 백운규·채희봉·정재훈 재판 시작

2021-08-22 17:01
변호인 "검토자료 너무 많다"...재판 기일 변경 가능성도 있어

지난 18일 백운규 전 장관 검찰수사심의위를 위해 출석하는 양창수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원전 정책과 맞물려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 등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혐의 사건' 재판이 시작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는 오는 24일 백 전 장관, 채 전 비서관, 정 사장 등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백 전 장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채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정 사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업무방해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하고 주요 쟁점을 살핀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어서 백 전 장관 등이 직접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피고인 3명을 위해 로펌 총 6곳이 변호에 나선다. 담당 변호사 수만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 변호인 측은 검찰에서 적용한 직권남용 등 법리를 정면으로 반박할 전망이다. 원전 운영에 대한 국정 과제 수행을 위해 적법한 절차로 직무를 했을 뿐, 경제성을 조작하거나 이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인 측에서 지난 18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백 전 장관 배임교사 등 혐의가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된 상황에서, '정 사장에게 배임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 사장이 단독으로 월성 원전 관련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도 항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변호인이 "검토할 자료가 워낙 방대하고 서류 열람·복사 시일이 촉박해 준비기일을 변경해달라"는 요지의 신청서를 재판부에 낸 상황이다. 이에 공판준비기일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재판 일반 방청 인원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18명으로 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