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 강풍·물폭탄…전국 곳곳서 피해 잇따라

2021-08-21 21:57

가을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21일 낮 부산 금정구 부곡동 온천천에서 119구조대가 급류에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이 가을장마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강풍을 동반한 비로 옹벽 무너짐·침수 등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적·물적 피해가 잇따랐다. 

21일 각 지역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에 위치한 아파트 21층에서 강풍에 베란다 창문이 깨지면서 A(52)씨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금정구 부곡동 온천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고립된 B(68)씨가 119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도로 43곳이 침수됐고, 지하차도 등 17곳 교통이 통제됐다. 부산 진구 한 상가빌딩 공사 현장 9층에서는 길이 2m 폭 0.5m 크기 거푸집 일부가 강풍으로 인해 1층으로 떨어지면서 행인이 머리를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충남 당진시 송악면 한 선착장에서는 낮 12시 27분께 2t급 어선이 강풍에 전복돼 당시 어선 결박작업을 위해 배에 타고 있던 선주 등 2명이 바다에 빠졌다. 선주는 해경에 의해 구조됐지만 나머지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경남 양산시 주남동 한 공장 일대에서는 호우경보가 발령 중이던 오후 1시 47분께 길이 100m, 높이 15m 규모의 보강토 옹벽이 무너져 도로 위로 토사가 쏟아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변에 주차된 차 1대와 가건물 일부가 토사에 묻혔고 전신주도 쓰러졌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한 건물 지하와 소계지하차도, 인천 서구 심곡동 건물 지하 주차장 등에서는 침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활동을 벌였다.

김해 진영공설운동장에 설치한 임시 선별검사소 일대가 침수된 탓에 오후 1시부터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 건물에서는 3∼4층 벽면 외장재가 강풍을 동반한 호우 속에 떨어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2층에 세워둔 실외기(경남 고성)나 고층 간판(창원 대방동)이 넘어지거나 일부가 떨어져 소방당국이 출동해 안전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김해시내 둔치 주차장 9곳과 세월교 4곳, 하동 둔치 주차장 1곳 등은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 가능성에 진입이 통제됐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일부 주택가에서는 오후 1시 40분께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궂은 날씨 탓에 부산과 경남 일대에서는 신호등이 고장 났다는 신고도 다수 접수됐다.

이날 주요 지점 일강수량 현황을 보면 오후 5시 현재 창원(진북) 192.5㎜, 부산 금정구 186.0㎜, 남해 181.4㎜, 여수(돌산) 160.5㎜, 제주(한라생태숲) 117.0㎜, 인천(왕산) 94.0㎜, 태안(북격렬비도) 93.5㎜ 등을 기록했다.

오후 5시를 기해 부산·울산, 경남과 제주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호우특보가 해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