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업그레이드'…직원 뽑고 자본 늘리고

2021-08-21 13:00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증권가가 증시 호황을 업그레이드 기회로 삼고 있다. 인력을 충원하고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등 외연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가 처음 상륙한 이후 코스피는 2000선을 내주며 지난해 3월에는 1439.43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회복한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인 3000선을 넘어서며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 중이다.

이를 기회 삼아 증권사들도 앞다퉈 외연 확대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59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총 3만8248명이다. 연초 대비 769명이 늘었다. 지난해 초 3만6826명보다 1422명이 증가했다.

코스피가 기록적인 오름세를 보여주던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채용에 나선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 2765명의 임직원으로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2915명으로 인력 규모를 늘렸다.

이어 삼성증권이 이 시기 임직원 수를 2418명에서 2553명으로 늘렸고, 키움증권이 811명에서 940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임직원 수뿐만 아니라 자본확충 측면에서도 증시 호황은 기회였다. 증권사들은 자본의 규모에 따라 가능한 업무가 달라지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규모를 키우고 있다.

첫 번째 기준은 3조원이다. 자기자본을 3조원대로 늘리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종투사는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100%에서 200%로 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도 영위할 수 있다.

자기자본을 4조원까지 늘리면 '초대형 IB'로 지정받을 수 있다. 초대형 IB가 되면 신용을 바탕으로 고객의 돈을 조달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초대형 IB에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사가 지정됐다. 유상증자와 타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올린 성과다. 이어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하면서 초대형 IB 진출을 앞두고 있다.

뒤이어 키움증권이 연내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을 3조3887억원까지 늘렸다. 중소형 증권가 중에서는 IBK투자증권의 성장이 눈에 띈다. IBK투자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9827억원으로 곧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편 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은 증시 호황기를 맞아 내실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비대해진 조직의 정비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4000명대의 인력을 유지했다. 업계 2위 NH투자증권보다 1000명가량 조직규모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4231명으로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큰 폭의 명예퇴직을 단행하면서 상반기 기준 3948명으로 인력 규모를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조직정비는 실적 면에서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엉업수익)은 10조6963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조4009억원으로 3위였다. 하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8534억원, 순이익은 65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62.3%, 58.8% 늘어나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 확충도 충실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업계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원금보장 의무를 지고 고객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통합계좌를 뜻하는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