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스토리]교원그룹 성장 밑거름 ‘빨간펜’

2021-08-21 06:00


교육업계 선두 교원그룹의 출발점은 ‘빨간펜’이었다.

1985년 11월 교원그룹 창업주 장평순 회장은 직원 3명과 서울 인사동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해 ‘중앙교육연구원’을 설립했다. 이들은 곧바로 학교 공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학습 효과가 있는 교재,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커리큘럼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빨간펜의 전신 ‘중앙완전학습’이 탄생했다. 학교 진도에 맞춰 예‧복습을 하고, 학생 수준에 맞춤형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국내 처음으로 진도식 학습지를 출시하면서 ‘학습지 시대’를 열었다.

장 회장은 이후 첨삭서비스 도입에 이어 아이들의 배경지식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전집을 선보이며 교원그룹을 독보적인 교육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사진 = 교원그룹]


◆성장 밑거름 된 빨간펜···학습지 시대 열어
중앙완전학습이 성공하자 경쟁 교육업체들도 비슷한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장 회장은 1991년 효자상품인 중앙완전학습을 전면 개편한다. 교원그룹만의 차별성을 강화하고자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이때 새롭게 등장한 것이 ‘첨삭서비스’다.

당시 학습지들은 정기적으로 배송되고 회원 스스로 문제풀이를 하는 방식이었다. 교원그룹은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을 해결해 주고자 전문 첨삭지도 교사가 학생과 1대1로 문제 채점, 상담 등을 제공하는 첨삭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매달 교재 뒤에 첨삭문제지를 넣어서 회원이 문제를 풀고 동봉한 우편봉투를 통해 회사로 첨삭문제지를 보내면, 첨삭선생님들이 각 학생들의 답안 유형에 맞게 직접 손으로 글씨를 써가며 첨삭을 해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시스템이었다.

이 전략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첨삭선생님들의 고정팬이 생기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는 첨삭선생님에게 선물을 보내는 등 회원들에게 기능적인 효과뿐 아니라 정서적인 유대감을 만들어줬다.
 

1990년대 빨간펜 학습지 모습. [사진 = 교원그룹]


장 회장은 이러한 개편과 함께 이름도 재정비할 필요성을 느꼈다. 당시 첨삭서비스는 모두 빨간펜으로 선생님이 직접 써줬다. 장 회장은 이 점에 착안해 학습지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쉬우면서 상품의 특성을 콕 집어내는 브랜드 ‘빨간펜’은 이렇게 탄생했다.

1991년 회원 2만2000여명으로 시작한 빨간펜은 2002년 전 과목 학습지로는 독보적인 47만여명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빨간펜은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며 30년이 넘는 장수 브랜드가 됐다.

◆장평순 ‘뚝심경영’ 1조 매출 기업으로…‘가르침에 으뜸이 되겠다’ 교원으로 사명 변경
이후 장 회장은 교과과정에 맞춰 아이들에게 필요한 배경지식을 넓혀주고 창의력과 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교원 올스토리 전집을 선보인다.

2007년 1월 솔루토이 위인을 시작으로 8년 만인 2014년 10월 누적 판매량 총 100만 세트를 돌파했다. 이는 위로 쌓으면 약 30만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34배 높이와 맞먹는다. 일렬로 나열했을 때의 길이는 약 8259㎞로 서울~부산 거리(832㎞)를 10여 차례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12년 발행한 솔루토이 세계사는 발매 한 달 만에 매출 9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0년 발행한 솔루토이 한국사가 한 달 만에 8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이후 신기록이다. 아동 전집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교원 올스토리 전집은 프랑크푸르트나 볼로냐 등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도서전 행사에 자체 부스를 마련해 소개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올스토리 전집은 이미 중국과 대만 등에 수출 중이다. 2007년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출판‧문화 주간잡지인 ‘리브르 에브도(Libres Hebdo)’가 발표한 ‘세계 리딩 출판기업’ 톱 45에 선정되기도 했다.
 

1996년 교원그룹 도서전 빨간펜 부스에서 아이들이 인형극을 보고 있다. [사진 = 교원그룹]


장 회장의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한 도전으로 교원그룹은 2009년 매출 1조원을 넘는 유일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지속 성장에는 장 회장의 ‘뚝심 경영’이 한몫했다. 장 회장은 창업 이후 '아이가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엄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최고의 교육상품을 만들겠다'는 창업정신을 실천해왔다. 사명 ‘교원’은 교(敎)와 으뜸 원(元)으로, ‘가르침에 있어 으뜸이 되겠다’는 창업 당시의 열정과 의지를 담아냈다. 장 회장은 이를 교육 상품 개발과 상품을 아이들에게 직접 가르치는 학습지 교사의 육성 과정에 철저하게 반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의 이 같은 교육철학과 창업정신이 있었기에 교원그룹이 후발주자로 교육사업에 진출했지만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초등교육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에듀테크 리딩 기업으로 도약
교원그룹은 교육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기업으로 발돋움 중이다. 가장 큰 자산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미래 상품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교육 기업인 교원은 36년간의 풍부한 교육 콘텐츠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핵심요소인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 교육 자산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AI, AR, MR 등)을 접목해 최고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AI 혁신센터를 신설하고, 확장현실(VR, AR, MR), 음성‧영상 인식과 합성 등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스타트업 발굴‧협업하는 등 개방형 혁신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 = 교원그룹]


R&D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올해 에듀테크 투자 규모는 330억원 이상이다. R&D 투자를 확대한 것은 차별화된 고기능‧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에듀테크 1위 기업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언택트를 넘어 눈앞으로 다가온 메타버스(Metaverse)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R&D에 집중 투자해 새로운 시장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7월에는 에듀테크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하고자, 교원EDU의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통합 교육브랜드 ‘빨간펜’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자사 최초 학습지 브랜드인 ‘빨간펜’의 리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에듀테크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교육브랜드로 확장했다.

통합 브랜드 ‘빨간펜’은 ‘바꾸다, 완성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초개인화 학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배움의 완성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획일화된 단순 지식전달이 아닌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수준 및 성향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스마트학습을 전할 방침이다.

연내에는 철저한 개인 맞춤형 학습 진단‧관리 솔루션 ‘AI 튜터’(가칭)를 출시할 예정이다. AI 튜터는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수업 진행‧학습 관리 등 AI 기반의 학습 솔루션을 제시하고, 학습자의 공부 패턴을 분석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AI 기반의 다양한 에듀테크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구몬학습과 빨간펜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국내 교육 환경을 한 단계 발전시키며 나갈 것”이라며 “업계 최초로 교육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며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 1등을 넘어 세계 1등의 교육 기업, 에듀테크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