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랜드마크 만드는 '타운매니지먼트', 부동산 업계 주목
2021-08-20 09:27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합작품...신개념 도시재생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 정에 속한 작은 섬 나오시마의 부두잔교에는 낯익은 설치물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다. 이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매년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오시마 섬을 방문한다. 나오시마가 관광지로 부상한 이유는 신개념 도시재생 사업인 '타운매니지먼트' 덕분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타운매니지먼트는 상업·업무시설 집적지나 대형 복합시설을 하나의 마을로 간주하고 전문기관이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도시재생 방법이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부동산 가치는 물론 지역민들의 삶의 질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는 도시재생으로 '업글땅(땅을 업그레이드한다)'으로도 불린다. 타운매니지먼트에 성공하면 지역 전체가 '랜드마크'로 부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1호 타운매니지먼트 성공사례 '앨리웨이 광교'
디벨로퍼 네오밸류의 복합문화공간인 '앨리웨이 광교'는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거듭나며 민간 주도의 타운매니지먼트 첫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2019년 5월에 문을 연 앨리웨이 광교는 '우리동네 문화골목'를 콘셉트로 쇼핑, 엔터테인먼트, 문화, 휴식, 맛집 등을 모두 갖춘 라이프스타일 빌리지다. 네오밸류는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앨리웨이 광교의 상업시설 전체를 보유하며 통합운영관리 모델을 도입했고, 이에 앨리웨이 광교는 오픈 1년 만에 동네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찾아가는 광교의 랜드마크가 됐다.
각 테넌트에는 흔한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밀도', '두수고방', '스트롤' 등 네오밸류의 정체성을 담은 자체 직영 브랜드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인기를 끄는 트렌디한 F&B 매장이 자리를 잡았다.
네오밸류는 앨리웨이 광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인천 도화 구도심에 '앨리웨이 인천'을 선보였다. '시빅 프라이드 타운Civic Pride Town)'을 콘셉트로 편의 시설이 부족한 인천 도화 구도심에 쇼핑, 엔터테인먼트, 문화, 휴식, 맛집 등을 제공하고, 인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랜드마크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는 성수동, 서교동, 익선동 등 서울권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해 동네 고유의 개성을 살리는 타운매니지먼트 방식으로 지역을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자산운용사 '네오밸류파트너자산운용'을 별도로 설립하고 지난 3월 3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네오밸류와 네오밸류파트너자산운용은 자산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 거점의 개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폐공장에서 랜드마크로...부산의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복합문화공간 'F1963'은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려제강의 와이어로프를 생산공장으로 세워진 이곳은 문체부의 '산업단지·폐산업시설 등 유휴 공간 문화재생사업'의 지원을 받아 2016년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다시 태어난 공간들이 22곳이지만, F1963이 다른 재생공간에 비해 성공한 원인은 기업이 주도하는 민관 협력관계 때문이다. 부산시와 협약을 맺으며 공간 재생의 기반을 다졌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바탕으로 문화예술 공간과 트렌디한 상업공간을 채웠다.
F1963은 전시장, 공연장, 레스토랑, 카페, 도서관, 서점 등을 갖춘 약 6만㎡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현대 모터 스튜디오, 테라로사, 복순도가, YES24 중고서점 등 다양한 브랜드들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국제갤러리, F1963 예술 도서관, GMC, 석천홀 등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도시재생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주도적이었던 것과 달리 타운매니먼트는 공공에서 구역을 정리하고 민간의 주도로 지역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타운매니지먼트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동산 운영 관리까지 가능한 민간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