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100만명 홀린 머지포인트, A부터 Z까지
2021-08-17 16:23
해독주스로 창업 성공한 권남희 대표, 머지플러스 설립
매출 늘수록 손실도 증가하는 구조... 결국 서비스 중단 직면
금융 당국 "등록 안된 업체지만 피해 최소화할 것"
매출 늘수록 손실도 증가하는 구조... 결국 서비스 중단 직면
금융 당국 "등록 안된 업체지만 피해 최소화할 것"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합니다. 브랜드사 요청에 따라 사용 한도도 제한될 예정이며 전자금융업 등록 이후에는 다시 판매 재개할 예정입니다.”
할인 결제 모바일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돌연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자 소비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받았던 머지포인트는 어떻게 20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을까?
1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 여파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법적 이슈가 없는 형태로 서비스(음식점업 전문)를 축소 운영한다”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축소 소식에 소비자들은 줄지어 환불을 요청했으며 영세업자까지 2차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머지플러스는 권남희 대표가 2017년 남동생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CSO)와 설립한 회사다. 당시 회사명은 머지홀딩스였다. 두 남매는 2013년 해독주스 제조사 ‘츄링’을 창업해 1년 만에 순 매출 6억원을 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2016년 이들은 츄링의 경영권 지분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배민찬)에 매각하고 직원으로 들어갔다가 나와 머지홀딩스를 설립했다.
머지플러스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까지는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권강현씨가 머지홀딩스 대표로 등록돼 있다. 권 전 대표는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를 거쳐 서강대 지식융합부 교수를 역임했다. 머지홀딩스는 지난해 말 폐업 신고를 하면서 현재 권남희씨가 대표로 있는 머지플러스와 자연스럽게 합병했다. 머지플러스는 지난해 4월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머지포인트는 2019년 초부터 이커머스 등에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이름을 알렸다. 처음에 제휴 업체 3곳에 불과했던 머지포인트는 사용 범위가 대형마트, 편의점, 외식 체인점 등 700개까지 늘었으며 가맹점은 2만곳에 달했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끈 머지포인트는 지난 2년 동안 총 상품 판매량(GMV)이 2000배 이상 뛰었다. 머지포인트가 밝힌 2019년 1월 GMV는 4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1월 35억, 2021년 1월 100억원을 넘어섰다.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다는 20대 회사원 A씨는 “출시 기념이라며 20% 할인을 해줬다. 다른 상품권은 10%가량 할인을 해줬는데 여기는 할인율이 높아서 의심했지만 5만원어치 정도 소액이라 부담 없이 구매했었다”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머지포인트 총 상품 판매량이 4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까지 머지포인트 판매 규모를 늘리고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이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된 머지포인트는 점점 판매 규모를 늘려갔다. 판매 초기 주로 3만원, 5만원 수준이었던 판매 금액은 올해 들어 20만, 30만원으로 커졌으며 입소문을 타고 모두 완판됐다. 그 사이 하루 평균 접속자는 20만명, 월간 결제자 수는 2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머지플러스’라는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월 1만5000원을 내면 제휴 브랜드에서 머지포인트 앱을 이용해 결제 시 20% 자동 할인이 적용되는 서비스다. 현재는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과 같은 이유로 머지플러스 또한 서비스가 중지된 상태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회사 경영 사정은 좋지 못했다. 한 기업정보 사이트에 등재된 2019년 머지홀딩스 영업 손실은 46억원이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적자가 674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이 적자 폭이 38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홍성하씨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 ‘머지서포터’는 승승장구 중이다. 모바일 상품권, 및 관련 상품 판매업체로 소개한 머지서포터는 지난해 10월 설립됐음에도 영업이익이 27억원을 넘어섰다.
머지플러스 측은 수익 모델에 대해 “상품권 발행이 워낙 화제가 되면서 고유 모델로 오해할 수 있다. 결제 수수료, 광고 수수료, 결제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업 등의 다양한 파트너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머지플러스는 지난 6월 국민카드와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머지플러스는 “카드가 출시되면서 회원 및 결제 볼륨이 카드망으로 이관되면 카드사의 관련 보조금을 받는 어닝서프라이즈가 있어 단기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제휴 브랜드 대폭 축소와 포인트 판매 중지를 발표했다. 머지플러스가 이러한 조처를 내린 이유는 전자금융법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전금법)에 따른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당국 가이드를 수용했다”고 공지했다. 기습 공지에 일부 소비자는 머지플러스 회사를 직접 찾아 광복절 연휴 동안 환불을 요청했다. 온라인에서도 환불이 빗발쳤다.
전자금융법에 따르면 머지플러스처럼 선불 전자결제 수단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는 업체가 다양한 업종과 사용 제휴를 맺었으면 반드시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고 ‘고객 보호 의무’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그동안 ‘상품권 발행’ 업체로 설립 신고를 하고 인지세만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커지자 금융 당국도 해결에 나섰다. 지난 1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머지플러스 고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비록 감독 대상으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서 야기된 문제지만, 환불 및 영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고객의 피해 최소화를 유도해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불업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는 사례들을 파악하고 점검해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전금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할인 결제 모바일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돌연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자 소비자는 불안에 떨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받았던 머지포인트는 어떻게 20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을까?
20% 할인 파격 제안으로 머지포인트 흥행 성공
머지플러스는 권남희 대표가 2017년 남동생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CSO)와 설립한 회사다. 당시 회사명은 머지홀딩스였다. 두 남매는 2013년 해독주스 제조사 ‘츄링’을 창업해 1년 만에 순 매출 6억원을 달성하는 성공을 거뒀다. 2016년 이들은 츄링의 경영권 지분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배민찬)에 매각하고 직원으로 들어갔다가 나와 머지홀딩스를 설립했다.
머지플러스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까지는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권강현씨가 머지홀딩스 대표로 등록돼 있다. 권 전 대표는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를 거쳐 서강대 지식융합부 교수를 역임했다. 머지홀딩스는 지난해 말 폐업 신고를 하면서 현재 권남희씨가 대표로 있는 머지플러스와 자연스럽게 합병했다. 머지플러스는 지난해 4월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머지포인트는 2019년 초부터 이커머스 등에 2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이름을 알렸다. 처음에 제휴 업체 3곳에 불과했던 머지포인트는 사용 범위가 대형마트, 편의점, 외식 체인점 등 700개까지 늘었으며 가맹점은 2만곳에 달했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끈 머지포인트는 지난 2년 동안 총 상품 판매량(GMV)이 2000배 이상 뛰었다. 머지포인트가 밝힌 2019년 1월 GMV는 4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1월 35억, 2021년 1월 100억원을 넘어섰다.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다는 20대 회사원 A씨는 “출시 기념이라며 20% 할인을 해줬다. 다른 상품권은 10%가량 할인을 해줬는데 여기는 할인율이 높아서 의심했지만 5만원어치 정도 소액이라 부담 없이 구매했었다”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머지포인트 총 상품 판매량이 4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까지 머지포인트 판매 규모를 늘리고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이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된 머지포인트는 점점 판매 규모를 늘려갔다. 판매 초기 주로 3만원, 5만원 수준이었던 판매 금액은 올해 들어 20만, 30만원으로 커졌으며 입소문을 타고 모두 완판됐다. 그 사이 하루 평균 접속자는 20만명, 월간 결제자 수는 2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머지플러스’라는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월 1만5000원을 내면 제휴 브랜드에서 머지포인트 앱을 이용해 결제 시 20% 자동 할인이 적용되는 서비스다. 현재는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과 같은 이유로 머지플러스 또한 서비스가 중지된 상태다.
매출과 함께 손실도 늘어나는 수익 구조...당국도 조사 나서
반면 홍성하씨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 ‘머지서포터’는 승승장구 중이다. 모바일 상품권, 및 관련 상품 판매업체로 소개한 머지서포터는 지난해 10월 설립됐음에도 영업이익이 27억원을 넘어섰다.
머지플러스 측은 수익 모델에 대해 “상품권 발행이 워낙 화제가 되면서 고유 모델로 오해할 수 있다. 결제 수수료, 광고 수수료, 결제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업 등의 다양한 파트너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머지플러스는 지난 6월 국민카드와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머지플러스는 “카드가 출시되면서 회원 및 결제 볼륨이 카드망으로 이관되면 카드사의 관련 보조금을 받는 어닝서프라이즈가 있어 단기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제휴 브랜드 대폭 축소와 포인트 판매 중지를 발표했다. 머지플러스가 이러한 조처를 내린 이유는 전자금융법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전금법)에 따른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당국 가이드를 수용했다”고 공지했다. 기습 공지에 일부 소비자는 머지플러스 회사를 직접 찾아 광복절 연휴 동안 환불을 요청했다. 온라인에서도 환불이 빗발쳤다.
전자금융법에 따르면 머지플러스처럼 선불 전자결제 수단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는 업체가 다양한 업종과 사용 제휴를 맺었으면 반드시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고 ‘고객 보호 의무’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그동안 ‘상품권 발행’ 업체로 설립 신고를 하고 인지세만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커지자 금융 당국도 해결에 나섰다. 지난 1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머지플러스 고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비록 감독 대상으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서 야기된 문제지만, 환불 및 영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고객의 피해 최소화를 유도해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불업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는 사례들을 파악하고 점검해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전금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