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부터 '디바' '콜'까지…올해 백델 초이스10

2021-08-17 14:33

'벡델테스트7' 통과한 한국 영화들[사진=각 영화 포스터 제공]

9월 1일부터 7일까지 '성평등주간'을 맞아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벡델데이 2021'이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를 통과한 10개의 작품 '벡델초이스 10'을 발표했다.

앞서 영화의 양성평등을 가늠하는 지수로 널리 알려진 백델 테스트란 △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최소 두 사람이 나올 것 △ 1번의 두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 이들의 대화 내용이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만이 아닐 것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의 여성 만화가이자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벡델 테스트는 작품 속에 여성이 얼마나 빈번하고 주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이 됐다.

벡델데이 측은 해당 테스트에 4가지 기준을 더했다. △ 감독·제작자·시나리오 작가·촬영감독 중 1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 △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할 것 △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이다.

올해의 '벡델초이스 10' 본심 심사는 김동령·신아가·조원희 감독, 봉태규 배우, 최정화 PGK 대표, 권김현영 여성학자, 함연선 평론가, 그리고 지난해 '벡델리안' 선정자인 이동하 제작자와 이보람 작가까지 총 9명의 심사위원이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벡델데이가 제시한 새로운 기준 7가지 모두를 통과할 수 있는 작품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계가 여전히 시대가 요구하는 성 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으려는 인물과 이야기들이 독립영화뿐 아니라 상업 영화 내에서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고무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계 각 분야를 대표하는 심사위원들은 최종 10개의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과연 영화의 성 평등적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영화의 내용과 형식, 산업적 측면까지 포함하여 치열하게 논의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위의 기준에 따라 9인의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작품은 아래와 같다.

△ 영화 '69세'(감독 임선애)
△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
△ '남매의 여름밤'(감독 윤단비)
△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 '디바'(감독 조슬예)
△ '빛과 철'(감독 배종대)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감독 이미영)
△ '콜'(감독 이충현)
△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한편 한국영화계에 성평등을 위해 앞장선 10개의 작품 '벡델초이스 10'을 선정한 '벡델데이 2021'은 오는 9월 4일 개최를 앞두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