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철의 AI 인문학] ① AI의 뿌리를 찾아서
2021-08-17 03:00
인공지능의 뿌리를 찾아서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AI)과 공생하고 있다. 정보검색에서 음식주문, 심지어는 택시를 부를 때도 AI를 부리고 있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가 지적활동의 일부를 AI에 권한위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AI들의 각축장인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 뇌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AI가 자율로 운전하는 자동차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기도 한다. 너무나도 편리하고 신기한 세상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AI가 머지않아 인간의 지능을 훌쩍 뛰어넘어 인간을 지배하며, 멸절에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는 모순적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AI가 인간을 중심에 두지 않고 제멋대로 작동한다면, 머지않아 매우 불편한 진실을 맞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AI에 인문적 알고리즘을 이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세계 석학들이 'AI 인문학'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미래의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AI를 이용해 증강된 인체를 만들고 유전자의 비밀을 풀어 영생하는 미래가 있다. 그 반대 시나리오는 인간보다 지능이 월등한 AI가 출현해 인간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인간청소를 단행하는 것이다. 그런 AI를 '슈퍼 AI'라 부르는데,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종말적 선언에 의하면 그의 출현 시점이 몇 십년 안 남았다. 어떤 시나리오가 맞을까? 이 답을 AI 역사 속에서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기대를 갖고 나는 AI 역사를 톺아보기 시작했다.
AI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AI 존재론이 시작점에 보인다. AI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형이상학적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AI의 미래를 예견하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BC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책, ‘정치학(Politics)’에서 “언젠가는 로봇(당시에는 '자동인형’쯤으로 표현했다)이 인간 노예를 대체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노동이 노예의 몫이었던 그 시절에는 일하지 않고 즐기며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이었다.
이런 본질적 사고가 저변에 자리하면서 AI와 로봇의 개발이 이어졌고, 현대에 와서 AI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명실상부하게 노동을 대신할 기계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AI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AI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우리 지능을 넘어서 우리를 지배하고 멸망의 길로 내몬다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AI는 인간을 노예와 같은 노동에서 해방시켜 주는 낭만적 머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인간과 대척점에 서서 파멸로 이끌 루시퍼가 될 것인가? AI의 낭만성을 되찾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 또한 AI 역사 속에 있을까?
역사를 쓰기 이전부터 인간은 자신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상상을 끊임없이 해왔다. 특히 인체의 구조가 보다 정확하게 밝혀진 계몽시대 이후에는 오로지 과학의 힘으로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싹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공물을 이용, 인간의 인지적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실용주의적 발상이 원시적 AI의 모태가 되었다.
이 글은 'AI 인문학' 중에서도 뿌리지식이라 할 수 있는 AI의 역사에 관한 연구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슬기롭게 AI와 공생하고 체화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AI가 머지않아 인간의 지능을 훌쩍 뛰어넘어 인간을 지배하며, 멸절에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는 모순적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AI가 인간을 중심에 두지 않고 제멋대로 작동한다면, 머지않아 매우 불편한 진실을 맞이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AI에 인문적 알고리즘을 이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세계 석학들이 'AI 인문학'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미래의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AI를 이용해 증강된 인체를 만들고 유전자의 비밀을 풀어 영생하는 미래가 있다. 그 반대 시나리오는 인간보다 지능이 월등한 AI가 출현해 인간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인간청소를 단행하는 것이다. 그런 AI를 '슈퍼 AI'라 부르는데,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종말적 선언에 의하면 그의 출현 시점이 몇 십년 안 남았다. 어떤 시나리오가 맞을까? 이 답을 AI 역사 속에서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기대를 갖고 나는 AI 역사를 톺아보기 시작했다.
AI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AI 존재론이 시작점에 보인다. AI의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형이상학적 질문에 답을 찾으면서 AI의 미래를 예견하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BC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책, ‘정치학(Politics)’에서 “언젠가는 로봇(당시에는 '자동인형’쯤으로 표현했다)이 인간 노예를 대체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노동이 노예의 몫이었던 그 시절에는 일하지 않고 즐기며 살아야 인간답게 사는 것이었다.
이런 본질적 사고가 저변에 자리하면서 AI와 로봇의 개발이 이어졌고, 현대에 와서 AI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명실상부하게 노동을 대신할 기계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AI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AI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우리 지능을 넘어서 우리를 지배하고 멸망의 길로 내몬다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과연, AI는 인간을 노예와 같은 노동에서 해방시켜 주는 낭만적 머신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인간과 대척점에 서서 파멸로 이끌 루시퍼가 될 것인가? AI의 낭만성을 되찾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 또한 AI 역사 속에 있을까?
역사를 쓰기 이전부터 인간은 자신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상상을 끊임없이 해왔다. 특히 인체의 구조가 보다 정확하게 밝혀진 계몽시대 이후에는 오로지 과학의 힘으로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싹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공물을 이용, 인간의 인지적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실용주의적 발상이 원시적 AI의 모태가 되었다.
이 글은 'AI 인문학' 중에서도 뿌리지식이라 할 수 있는 AI의 역사에 관한 연구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슬기롭게 AI와 공생하고 체화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대장장이 신도 ‘지니야~’라고 했을까?
“지니야” 이렇게 불러야 작동을 시작한다고 써 있다.
“네”라고 짧게 답하는 녹음된 목소리.
“사랑해~”라고 툭 던졌다. AI 스피커를 사면 많이들 하는 농담이다.
“감사합니다”라는 무미건조한 대답.
영혼?
1도 없다.
지니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AI 스피커다. 지니를 설치하고 테스트하다 보니 그리스 신화 한 편이 생각났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세상 최고 기술자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혼했지만 추남에다 절름발이인 그를 아프로디테는 부끄러워했다. 다른 신들도 그를 업신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가 생각해낸 것은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작된 것이 황금으로 만든 하녀다. 지금 말로 하자면 황금로봇을 만든 것이었다.
황금하녀는 완벽한 미모와 온순한 성격, 이지적인 데다 수공예의 달인이었다. 그녀는 헤파이스토스의 요구는 무엇이든 들어줬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단점이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행동하거나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장·단점은 지금의 AI 스피커를 떠올리면 딱 맞는다. 대장장이 신이 황금하녀에게 '사랑해~'라고 툭 던졌다면 그녀는 '감사합니다'라고 건조한 대답을 하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결국, 헤파이스토스는 충성스러운 하녀를 얻었지만 사랑을 얻을 수는 없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은 헤파이스토스의 황금 하녀가 지금의 로봇을 그대로 묘사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황금 하녀는 로봇처럼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시키는 일만 하는 '약 인공지능'과 비슷하다. 어째서 신의 힘으로 금속에 깃든 영혼이 하필이면 시키는 일만 하는 부실한 정령이었을까?
더 재미난 스토리는 헤파이스토스의 금속 피조물이 탈로스로 넘어 가면서 로봇도 눈물을 비치는 감정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AI의 발전단계로 본다면, 미래에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 강 인공지능' 또는 슈퍼 AI이다.
생명체를 모방한 피조물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욕망. 그 중심에는 자신과 세계를 이어주는 모상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술적 상상이 있었다. 이런 상상이 현대에 와서 사이버 게임 속에서 재탄생하고 진짜 로봇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럼, 헤파이스토스의 다른 걸작 로봇, 탈로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네”라고 짧게 답하는 녹음된 목소리.
“사랑해~”라고 툭 던졌다. AI 스피커를 사면 많이들 하는 농담이다.
“감사합니다”라는 무미건조한 대답.
영혼?
1도 없다.
지니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AI 스피커다. 지니를 설치하고 테스트하다 보니 그리스 신화 한 편이 생각났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세상 최고 기술자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혼했지만 추남에다 절름발이인 그를 아프로디테는 부끄러워했다. 다른 신들도 그를 업신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가 생각해낸 것은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작된 것이 황금으로 만든 하녀다. 지금 말로 하자면 황금로봇을 만든 것이었다.
황금하녀는 완벽한 미모와 온순한 성격, 이지적인 데다 수공예의 달인이었다. 그녀는 헤파이스토스의 요구는 무엇이든 들어줬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단점이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행동하거나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장·단점은 지금의 AI 스피커를 떠올리면 딱 맞는다. 대장장이 신이 황금하녀에게 '사랑해~'라고 툭 던졌다면 그녀는 '감사합니다'라고 건조한 대답을 하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결국, 헤파이스토스는 충성스러운 하녀를 얻었지만 사랑을 얻을 수는 없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은 헤파이스토스의 황금 하녀가 지금의 로봇을 그대로 묘사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황금 하녀는 로봇처럼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시키는 일만 하는 '약 인공지능'과 비슷하다. 어째서 신의 힘으로 금속에 깃든 영혼이 하필이면 시키는 일만 하는 부실한 정령이었을까?
더 재미난 스토리는 헤파이스토스의 금속 피조물이 탈로스로 넘어 가면서 로봇도 눈물을 비치는 감정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AI의 발전단계로 본다면, 미래에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 강 인공지능' 또는 슈퍼 AI이다.
생명체를 모방한 피조물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욕망. 그 중심에는 자신과 세계를 이어주는 모상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술적 상상이 있었다. 이런 상상이 현대에 와서 사이버 게임 속에서 재탄생하고 진짜 로봇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럼, 헤파이스토스의 다른 걸작 로봇, 탈로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古代 아이언맨
“피슉, 피슉, 피슉.”
칠흑같이 어두운 건물 안에서 소음기를 장착한 자동 소총의 불빛이 현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특공대원 존은 다섯 명의 테러범들과 교전하고 있었다. 날아오는 총탄에서도 그는 몸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이미 몇 발 맞았다.
“우측 벽 뒤에 또 한 명! 계속 전진.”
지휘본부의 명령이다. 본부 모니터에는 그의 체온, 심박수가 아직도 그의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교전 끝!”
본부에서 말했다. 교전 장면은 모두 동영상으로 저장돼 있다. 영상에서 존이 발사하는 모의 탄은 신기하리만큼 정확하게 상대의 심장과 머리를 관통했다. 다섯명의 테러범을 모두 사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분.
미국 특수작전사령부(SOCOM)가 개발하고 있는 탈로스(TALOS)를 입은 병사의 모의 전투 장면이다. ‘아이언맨’ 수트라는 별명이 붙은 탈로스 전투복은 방탄기능과 생명보호, 지원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작전 상황실과 모바일로 연결된 내장 컴퓨터가 병사의 상황인식 능력을 향상시켜 교전 시 적군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건물 안에서 소음기를 장착한 자동 소총의 불빛이 현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특공대원 존은 다섯 명의 테러범들과 교전하고 있었다. 날아오는 총탄에서도 그는 몸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이미 몇 발 맞았다.
“우측 벽 뒤에 또 한 명! 계속 전진.”
지휘본부의 명령이다. 본부 모니터에는 그의 체온, 심박수가 아직도 그의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교전 끝!”
본부에서 말했다. 교전 장면은 모두 동영상으로 저장돼 있다. 영상에서 존이 발사하는 모의 탄은 신기하리만큼 정확하게 상대의 심장과 머리를 관통했다. 다섯명의 테러범을 모두 사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분.
미국 특수작전사령부(SOCOM)가 개발하고 있는 탈로스(TALOS)를 입은 병사의 모의 전투 장면이다. ‘아이언맨’ 수트라는 별명이 붙은 탈로스 전투복은 방탄기능과 생명보호, 지원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작전 상황실과 모바일로 연결된 내장 컴퓨터가 병사의 상황인식 능력을 향상시켜 교전 시 적군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총탄이나 폭발에 의한 충격이 가해지면 1000분의1초 만에 갑옷으로 변해 신체를 보호한다고 한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를 내장한 스마트 안경을 포함, 최첨단 통신, 측정 기술을 탑재했다. 또 엑소스켈리톤 (Exoskeleton)이라 불리는 외골격 로봇을 착용, 병사는 사이보그가 된다. 무시 무시한 미래 보병의 모습이다. 이렇게 AI와 로봇으로 무장한 미래 군인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들도 고대 그리스인들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청동로봇 탈로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또 하나의 로봇작품이다. 탈로스는 크레타 섬 해안가의 경계와 방어를 하는 파수꾼이었다. 청동로봇은 크레타 섬을 하루에 세 번 순찰해야 한다. 섬의 크기를 고려하면 시속 240㎞ 정도 이동해야 하니 날개가 필요했다. 영화 아이언맨과 비슷하다. 공격법은 매우 원시적이다. 무단 침입하는 배들에게는 거대한 바위를 던져 상륙을 방해했다. 그래도 용케 섬으로 침입한 적들은 불구덩이에서 시뻘겋게 달군 몸으로 껴안아 태워버렸다.
탈로스 이야기는 요즘 마블 히어로 시리즈처럼 인기가 높았던 것 같다. 미노스 왕은 이야기 속의 청동 거인을 동전에 새기도록 명령했고, 장인들은 로봇그림이 등장하는 도자기를 만들었다. 탈로스의 모습은 크레타의 파이스토스 궁전 터에서 출토된 은화(BC 300년으로 추정)에 나오고, BC 4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크레타의 도자기에서도 나왔다.
도자기에 나타난 탈로스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하나로 전기회로가 연결된 청동 로봇의 형상을 하고 있다. 요즘의 로봇과 진배없다. 특이한 점은 로봇의 얼굴에 표현된 눈물방울이다. 눈물은 감성의 표현이다. 로봇이 눈물방울을 비치는 정도의 감수성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황동로봇 탈로스는 슈퍼인공지능을 장착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슈퍼 AI가 특이점 이후에나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그들은 슈퍼 AI가 인류를 종말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간보다 우월한 지능을 가진 인공체가 자신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인간을 가만히 놔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로스의 예언은 다르다. 슈퍼 AI 로봇 탈로스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일했다. 그렇다면, 헤파이스토스가 탈로스를 만들 때, 선한 생각과 남을 위해 희생하는 ‘영웅 알고리즘’을 프로그램한 것 같다. 탈로스 신화를 지어낸 고대 그리스인들의 존재론적 사고가 앞으로 개발할 AI 설계에 반영돼야 하는 것은 아닐까? 탈로스 신화는 인문학이 미래 AI와 로봇 개발의 중심에 서야 할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강시철 박사는 어떤 사람?
20년 넘게 기술인문학을 연구 중인 경영학박사. 강 박사는 환갑이 지나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못한 평생 미생이라고 스스로를 묘사한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디스럽션, 인공지능과 슈퍼비즈니스, 핸디캡 마케팅 등 기술인문학 책을 저술하는 작가이며 연사이기도 하다. 현재 상장기업 휴센텍의 대표이사, 고려대학교 문과대 교우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