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동물 요람’ 에버랜드, 판다 이어 한국호랑이 자연번식 ‘성공’

2021-08-12 15:16
멸종위기 1급 한국호랑이 태범·무궁이 동생 ‘5남매’ 탄생

에버랜드 동물원이 2003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인증받은 이후 동물 관리 전문성, 동물번식 노하우 배양 등에 힘쓴 결과 한국호랑이, 판다 등 희귀 동물의 개체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지난 6월 27일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국제적 멸종위기 1급 한국호랑이 5마리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호랑이는 현재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개체가 약 1000마리 정도에 불과한 희귀 동물로, 야생동물 보호 협약 CITES의 부속서 1종으로 지정돼있다.

에버랜드는 광복절인 15일 생후 50일째를 맞는 새끼 호랑이(암컷 3마리, 수컷 2마리)들의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이번에 태어난 한국호랑이 5남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높이고 있는 태범·무궁이의 동생들로, 2016년생 태호·건곤이 부부가 두 번째로 낳은 한국호랑이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한국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 정도를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5남매가 탄생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다.

아기 한국호랑이들은 태어났을 당시 몸무게가 약 1kg이었으나 현재 5~6kg까지 성장했다. 최근 고기를 갈아서 만든 이유식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에버랜드는 생후 100일 무렵인 10월 초 아기 호랑이들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의 성장과정도 SNS를 통해 공유할 방침이다.

김수원 에버랜드 사육사는 “엄마 건곤이는 태범, 무궁이 육아 경험을 살려 다른 아기들에게 밀려 모유 섭취가 부족한 아기는 따로 챙겨 먹이는 등 5남매를 살뜰히 보살피고 있다”며 호랑이 가족의 분위기를 전했다.
 

에버랜드가 12일 공개한 새끼 한국호랑이 5남매.[사진=삼성물산 제공]

에버랜드는 2018년 ‘두만강 한국호랑이 생태통로 프로젝트’ 참여, 2019년 아시아 동물원 최초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 획득 등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한 생태형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판다의 출산과 이후 아기판다 ‘푸바오’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도왔다. 지난달 20일에는 푸바오를 위한 돌잔치를 개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반 고객 초청 없이 진행된 푸바오의 돌잔치는 에버랜드 SNS를 통해 생중계됐다.

지난해 7월 20일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몸길이 16.5cm, 몸무게 197g으로 태어난 푸바오는 1년 만에 몸무게가 약 40kg로 늘었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푸바오는 최근 혼자서도 나무 꼭대기에 쉽게 올라갈 정도로 힘이 세지고 대나무와 죽순을 맛보기 시작하는 등 성장 단계에 맞게 자라고 있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첫돌을 맞아 1년간의 성장 이야기와 사진을 책에 담은 포토에세이 ‘아기판다 푸바오’도 출간했다.

포토에세이는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을 옆에서 지켜본 강철원 사육사가 쓴 글과 에버랜드 사진을 담당하는 류정훈 포토그래퍼가 촬영한 푸바오 사진들로 구성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판다의 탄생 순간, 새끼를 정성껏 보살피는 어미 판다의 모성애, 푸바오의 성장 등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순간들이 글과 사진으로 담겼다.

에버랜드는 아기판다 푸바오의 성장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했다. 지난해 7월 28일 연재를 시작한 ‘아기판다 다이어리’는 지난달 21일 32화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감했다. 연재하는 동안 블로그 누적 조회수가 50만회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에버랜드 동물원 관계자는 “푸바오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이유는 사육사들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자연포육을 하고 있는 엄마 아이바오의 모성애 덕분”이라며 “푸바오도 다른 판다들과 마찬가지로 생후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에 어미젖을 완전히 떼고 대나무가 주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기판다 푸바오가 지난달 20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자신의 돌잔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