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합참, 올해 전작권 전환 시기 도출계획 사실상 무산"

2021-08-09 11:18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참가 병력 상반기보다 더 줄어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자주포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는 군 당국 계획이 무산될 전망이다.

하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 참가 병력이 지난 3월 상반기 훈련 때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내년 전반기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9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 군사당국은 10일부터 사전 예행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을, 16~26일에는 하반기 연합지휘소연습을 할 예정이다. 방어(1부)와 반격(2부) 등 훈련 시나리오도 애초 일정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대장)이 1부와 2부 때 하루만 사령관을 맡아 연합군을 지휘하는 방식으로 FOC 예행연습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참가 병력이 줄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FOC 검증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FOC 검증은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사령부 지휘 능력 등을 검증 평가하는 전작권 전환 작업의 핵심 사항이다. 그러나 상반기 FOC 검증은 실패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참가 병력이 줄고 야간훈련을 생략하는 등 규모와 내용 면에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부사령관이 하반기 예행연습을 진행하더라도 FOC 검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군 관계자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FOC 검증을 못 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면서도 "이미 한·미 군 당국은 시기가 아닌 조건에 의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2018년 남북, 미·북 정상회담 이후 2019년부터 매년 봄 동시에 진행하던 키리졸브(KR)와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을 폐지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대체했다.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은 2018년 4월 독수리훈련을 마지막으로 올해까지 3년째 실종됐다. 그런데도 북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훈련마저 문제 삼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닷새 만인 지난 1일 담화를 내고 한·미 연합훈련 관련 한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이는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 엄포를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