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2020]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 몇 개의 메달 가능할까

2021-08-08 00:05
2020 도쿄올림픽 8일 폐막

메달을 보여주는 안산과 김제덕(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인들의 우려 속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의 폐막식이 8일 오후 8시에 진행된다.

이번 올림픽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유행 선언으로 도쿄올림픽은 연기나, 취소의 갈림길에 섰다.

일본은 결국, 큰 적자와 적은 적자 중에서 적은 적자를 선택했다. 바로, 연기다. 1년을 연기했다. 1년 뒤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면서다. 제작물 등 이미 제작 및 설치된 부분이 많아서 '2021'이 아닌, '2020'을 유지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강행을 결정했다. 2021년에 열리는 '2020' 올림픽이다.

한 일본 매체에서 밝힌 바로는 '올림픽을 취소하라'는 여론이 80%가 넘었는데도 말이다.

선수들은 마스크 등 방역 복장을 착용하고,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시작부터 일본과 부딪혔다. 도쿄올림픽 공식 누리집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했지만, 제재받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묶는 선수촌 앞에는 욱일기(전범기)가 펄럭였다. '이순신 장군 현수막'은 일본의 요청으로 철거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선수단의 급식센터는 일본 매체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후쿠시마산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다. 선수촌에 있는 세탁소는 '보물찾기'나 다름이 없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세탁물 속에서 선수들은 조직위 사람과 함께 자신의 세탁물을 뒤져야 했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포효하는 김제덕[사진=월드 아처리 제공]


가장 먼저 메달을 신고한 것은 양궁 부문 혼성전(7월 24일 진행)에 출전한 안산(20)과 김제덕(17)이다. 이 금메달은 많은 의미를 내포했다. 양궁 강국 한국의 위상을 다시 알렸고, 새롭게 추가된 종목 금메달로 5관왕을 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펜싱 부문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김정환(38)이,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는 장준(21)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 날(7월 25일)은 혼성전에 이어 양궁 부문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부문에서 나온 두 번째 금메달이다. 안산은 순식간에 2관왕에 올랐다.

같은 날 유도 부문 남자 -66kg급에서는 안바울(27)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또다시 '금빛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양궁 부문에서다. 여자 단체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날 유도 부문 남자 -73kg급에서 안창림(27)이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달 27일, 한국 선수들은 이날 2개의 은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추가했다.

은메달은 펜싱 부문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나왔다. 에스토니아에 4점 차로 패배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에서도 은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여자 +67kg급에 출전한 이다빈(25)이다.

동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인교돈(29)이다. 그는 태권도 부문 남자 +80kg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펜싱 금메달 획득한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다음 날(지난달 28일)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어벤져스'라 불렸다.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더했다.

지난달 29일은 유도 부문 조구함(29)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론 울프(일본)에게 금메달을 빼앗겼지만, 올림픽에서 보여준 상대에 대한 배려는 금메달감이었다.

다음 날(지난달 30일)은 안산이 양궁 부문 3관왕에 올랐다.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다. 이는 양궁 부문 최초로 남았다.

김민정(24)은 사격 부문 여자 25m 권총 결승에서 은메달을, 펜싱 부문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마지막 날(31일)은 펜싱 부문 여자 사브르 단체전 선수들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양궁과 펜싱이 메달 행진을 주도했다.

지난 1일 '여홍철 딸' 여서정(19)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는 여홍철(50) 교수가 '여서정 아빠'라는 호칭을 받았다. 부모와 자식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모두 따냈다.

2일에는 신재환(23)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도 도마에서다. '깜짝' 금메달이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수줍음이 많았다. 받게 될 포상금을 부모님 빚 갚은 데 쓴다고 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한국 조끼리 붙었다. 동메달 1개를 추가했지만, 서로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이후에는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4일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수많은 도전이 있었지만, 4위와 5위 등에 머물렀다.

마지막 메달은 근대5종 남자부(전웅태)에서 나왔다. 대한민국 최초 획득이다. 근대5종은 5개 종목을 골고루 잘 해야 해서 '올림픽의 왕'이라고 불린다. 
 

선전을 다짐하는 여자 배구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지금까지 한국이 따낸 메달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총 20개다.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7개와 전체 순위(금메달 수 기준) 10위 안착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폐막일에는 두 가지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다. 배구 부문 여자 동메달 결정전과 남자 마라톤 결승이다.

배구에서는 지금의 기세라면 1개의 동메달을 추가할 수 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7경기를 연달아 소화했기 때문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과 김연경(33) 선수의 마지막 올림픽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계약이 종료되고, 김연경은 올림픽 은퇴를 논했다.

세르비아와는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었다. 당시에 한국은 0-3으로 세르비아에 패배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8강전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남자 마라톤 결승은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서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검은 한국인' 오주한(33)이 있다. 케냐에서 태어난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42.195㎞를 달린다. 함께 출전하는 선수는 심종섭(30)이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부상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맨다.

최대로 가능한 메달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1개 등 총 21개로 예상된다. 목표 달성은 쉽지 않겠지만, 도전은 어떤 올림픽보다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