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돌고래, 멸치는 달라” 체급론에 이준석 “적반하장”
2021-08-06 11:41
윤석열, 당 준비한 행사에 모두 ‘불참’…당 일각 비판에 정진석 방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6일 공개 충돌했다. 당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참석하는 행사를 만들자 정진석 의원이 이를 ‘가두리 양식장’에 비유한 것. 이에 이 대표는 “적반하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군소 후보들에게 언론에 노출될 기회를 주고 ‘원팀’으로서 결속을 다지겠다는 당 지도부의 충정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가두리 양식장’에선 큰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다.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면서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당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정 의원이 지원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쪽방촌 봉사, 5일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정 의원이 ‘윤 전 총장은 체급이 다르다’라며 반박에 나선 것. 당의 다른 주자들을 멸치와 고등어에 비유한 셈이다.
이에 이 대표는 “남들이 9월 말 경선 출발론 얘기할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 얘기하면서 경선 일정을 당기고 후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적반하장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 하냐’ 할 분들이 지금 와선 ‘대표만 보이고 후보는 안 보인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어 “후보들이 중심이 되려면 이회창 총재가 실패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누군가가 그냥 전당대회 때처럼 고민해서 메시지 내고 공약 내면서 달려 나가면 그게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이라며 “전당대회 때 룰 관련해서 얘기 한마디 안 하고,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 하나도 안 빠지고 다 가고 해도 선거 치르는 데 아무 문제 없었다”고 했다.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도 페이스북에 “경선버스 출발에 앞서 중앙당과 대표는 버스 출발을 알리고 붐업도 시키고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외람됩니다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의원님의 친구 분이시고 유력 후보이신 분의 메시지 관리에 주력해 주시는 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와 국민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 등의 발언으로 연일 구설에 휘말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메시지 관리에 더 신경을 쓰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