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로 주목받는 '태양광·탄소배출권' 투자하려면 어떻게?
2021-08-05 00:05
투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분야다. 적금 이자만 바라보던 시절은 지나도 한참 지났다. 과거와 같은 고금리는 이제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GDP는 꾸준히 우상향이다. 내 통장은 아닐지라도 돈은 어디론가 흐르는 것이다.
자금이 흐르는 곳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주식시장이다. 금융투자업계도 기존에 없던 투자처를 발굴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그중 가장 '핫'한 분야는 환경이다. ESG와 탄소배출권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투자지표가 최근 큰 인기다.
지난달 29일 오프라인으로만 판매된 'KIAMCO 뉴딜 인프라 태양광 공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 판매 하루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로 각 지점을 통해 판매했다. 운용은 KDB인프라자산운용이 맡았다.
이 펀드는 태양광 사업법인 르솔레이 유한회사의 대출 채권에 투자한다. 르솔레이는 태양광 발전설비 47곳과 에너지저장장치(ESS) 10곳을 운영하는 업체다. 2016년에 설립했으며 2019년 기준 매출액이 4억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다.
왜 투자자들은 생소한 이름을 가진 회사 채권에 앞다퉈 투자를 하려 한 것일까.
태양광은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중 최근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환경관련 요소다.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움직임이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무역장벽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의 초안을 내놓았다. 2023년부터 탄소배출이 많은 품목을 유럽에 수입하려는 업자는 추가로 탄소배출권(CBAM)을 구입해야 한다. 결국 해당 제품은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쓰이는 전기가 상당부분 석탄화력발전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그 결과 국내 제품의 해외 경쟁력은 크게 약화된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EU에 서한을 보내 탄소국경조정제도에서 자동차를 제외해 달라고 읍소한 이유다.
자동차업계에는 위기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다. 국내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탄소배출권에 직접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 한국은 지난 2015년부터 전국 단위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6~7위권 탄소배출국이자, OECD 주요국 중 1인당 탄소배출량이 거의 감소하지 않아 세계적으로 '기후악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제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배출권거래제 시장의 지난해 배출권 거래규모는 약 6200억원 수준이다. 거래소는 올해부터 다양한 시장활성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첫 번째로 시장조성자를 확대했다. 기존 배출권 시장조성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두 곳뿐이었지만 5월부터 SK증권과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이 새로운 시장조성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배출권은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투자대상이 아니다. 현재 국내 배출권 거래시장은 실수요 목적의 기업체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래소는 올해 안에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목적 거래도 허용할 방침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2023년 도입이 목표인 배출권 선물거래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나 ETF 등을 통한 간접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출권 투자를 잠시 미루는 대신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미국 S&P와 공동개발을 통해 만든 새로운 투자지표다. 거래소는 이 지수가 최근 5년간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올해 초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Amundi자산운용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탄소효율그린뉴딜 ETF를 지난 2월 5일 상장했다. 3일 기준 이 펀드들의 운용자산 총액은 1663억원 수준이다. 상장 3개월 수익률은 0.76%로 벤치마크 수익률 0.66%를 웃돌고 있다.
그래도 탄소배출권에 직접 투자를 하겠다면 눈길을 해외로 돌려야 한다. 대표적인 배출권 ETF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가 있다. KRBN은 유럽과 미국의 탄소배출권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이 ETF는 지난해 7월 30일 상장한 뒤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 약 7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