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승부는 경제通이다···관료·학자에 힘싣는 캠프들

202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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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대선캠프 진용’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인해 다음 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경제’ 문제가 꼽히면서 각 캠프의 ‘경제 브레인’들에게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대부분 캠프에서 정치인보다 경제관료나 학자 등 ‘실전형 전문가’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與 경제브레인, '기본소득 vs 신복지' 놓고 진검승부

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 시리즈’를 내세웠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 기본소득 구상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의 공동상임대표인 강남훈 한신대 교수도 이 지사의 경제 브레인이다.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는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정치적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경제공약을 총괄했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역시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자문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경제 브레인은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이 전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자신 있게 내세운 ‘신복지’ 구상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복지’는 수요자의 생애주기에 초점을 맞춰 계층뿐만 아니라 세대도 복지의 틀에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대와 공생’에서 경제정책 분야 소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최운열 전 의원도 캠프에 합류해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원내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이광재 의원이 캠프 내 미래경제위원회를 맡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의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이 정책을 담당하고 있어 보다 ‘실현 가능한’ 정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전 총리 역시 기업인 출신으로 실물경제에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기반이 약한 박용진 의원의 경우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 등 기존 여권 주자들과는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박 의원은 앞서 “법인세·소득세 동시 감세는 대한민국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작은 투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野, '이석준·최중경' 이명박근혜 브레인 등판

8월 말 경선이 시작되는 국민의힘 주자들의 캠프 면면도 드러나고 있다. 당내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던 이 전 실장은 30년 넘게 예산과 재정을 담당했던 예산 전문가다. 오랫동안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에 천착해 온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또한 윤 전 총장에게 자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한국 사회 불평등의 기원으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지목하고 있다. 또 경제고문으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합류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제 브레인은 베테랑 경제 관료 출신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두 사람은 최 전 원장과 경기고 71회 동기로 경제 정책을 자문해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장관은 이명박(MB)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지내며 글로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수석은 MB정부에서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겸임했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경제 철학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맨큐의 경제학>을 번역한 김종석 전 미래통합당 의원, 박근혜 정부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전 의원 등의 영입도 타진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엔 ‘실전형 전문가’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의원 등이 돕는다.

유승민 예비후보의 경우 본인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통이다. 정치 경력이 20년이 넘는 만큼, 정치권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경제 과제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평가다.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엔 공무원 연금개혁을 이끌어내 30년간 185조원의 세금 절감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번 대선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국민연금 개혁 등 대선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유 예비후보는 앞서 본지 인터뷰에서 시대정신으로 경제성장을 꼽으며 ‘공정한 성장’을 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의원, 노동시장 전문가인 이종훈 전 의원 등도 유 예비후보를 돕고 있다.

윤희숙 의원도 같은 KDI 출신이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본회의 연설로 유명해진 윤 의원은 자신의 경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포퓰리즘 파이터’를 자처한 윤 의원은 귀족노조 해체, 연금 개혁 등을 공약했다. 앞서 출간한 저서 <정책의 배신>에 이어 최근 <정치의 배신>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