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행] 건강이 최고인 시대...비건의 이유 있는 열풍

2021-08-04 06:00

더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보타닉 가든 애프터눈 티' 세트 [사진=파크 하얏트 서울 제공]

현대인들은 잘 먹고 잘살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현대인들이 '먹거리'를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하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최근 비건(순채) 열풍이 거세다. 환경 보호·동물 복지·건강한 삶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소비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으며 미래식품으로 주목받는 대체육을 비롯해 안주, 샌드위치, 빙수까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띤다. '비건'은 인류의 건강과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하나로도 주목받는다. 이에 호텔업계는 비건 버거부터 비건 빙수까지 다양한 비건 메뉴를 속속 출시하며 고객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판매하는 '스위트 비건 빙수'[사진=인터컨티넨탈 호텔 제공]

◆MZ세대 비건족 잡아라

'주 1회 채식 실천'이 MZ세대 사이에서 화두가 될 만큼 저탄소 실천을 위한 채식 메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MZ세대 900명 중 27.4%가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간헐적 채식'을 실천한다고 답변했다. 

4인 가족이 1주일에 하루만 고기, 치즈를 제외한 채식 식단을 실천하면 5주 동안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은 것과 같은 양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커지는 비건 소비 시장에 주목하고 비건 메뉴를 강화했다. 아몬드 우유로 만든 비건 빙수를 올해 처음 출시하고 비건 빵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에 판매하던 비건 헬시버거 역시 비건 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먼저 호텔 1층 로비 라운지에서는 아몬드 우유 얼음을 사용한 '스위트 비건 빙수'를 출시했다. 아몬드 우유 얼음에 프룬과 대추야자, 그래놀라, 라임 소르베를 올려 상큼하고 건강한 맛을 냈다. 이는 1인용 빙수로도 만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육류 대신 식물 단백질이나 채소를 이용해 만든 저탄소 메뉴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토마토 소스 비욘드 채소볼, 아보카도 후무스 샐러드, 레몬 허브소스를 곁들인 그릴 아스파라거스, 초콜릿 브라우니 등이 그것이다. 팥빙수를 마시는 형태로 해석한 '레드빈 스무디', 다양한 채소와 야채로 만든 '비타민 업 스무디'도 비건 메뉴다. 

기존 육류 패티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100% 유기농 비건 버거 '비건 헬시버거'도 로비 라운지에서 판매 중이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콩과 버섯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소고기 패티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비건 버거는 식물성 패티뿐 아니라 유기농 밀가루와 유기농 햄프시드를 활용해 조리사가 직접 구운 번, 올리브유로 볶은 양파와 양송이버섯, 100% 유기농 채소, 두유를 이용한 마요네즈 등을 사용했다.

호텔은 이와 어울리는 비건 맥주 2종도 새롭게 선보였다. 영국 대표 수제 맥주업체 '브루독'의 비건 인증 맥주다.

이외에 그랜드 델리에서는 비건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비건 후르츠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와 보릿가루를 섞어 만들었다. 주재료인 호밀에 해바라기 씨를 넣고  아카시아 벌꿀로 단맛을 첨가한 볼콘 브레드(빵)도 인기 메뉴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이달 31일까지 '비건 인 스타일' 기획상품을 판매한다. [사진=웨스틴 조선 서울 제공]

◆슬기로운 비건 생활 실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지난달 16일부터 '슬기로운 비건생활' 기획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상품은 객실 1박과 조식뷔페, 모모카페 비건 메뉴 2인 세트, 닥터 브로너스의 '퓨어 캐스틸 솝' 꾸러미, 친환경 플랜테리어 브랜드 사바나와 협업한 아스파라거스 식물 화분을 포함한다.  

모모카페의 비건 메뉴 2인 세트는 비건 스테이크와 비건 샐러드로 구성됐다.

비건 스테이크는 콩단백으로 만든 콩고기 스테이크와 그린빈스, 버섯, 감자, 컬리플라워(꽃양배추) 등 구운 채소 가니쉬의 조화가 돋보인다. 비건 샐러드는 귀리, 병아리콩, 아보카도, 오이, 토마토, 올리브, 사과, 양상추, 아몬드, 크랜베리 등 다양한 곡물을 비롯해 견과류, 콩, 채소 등을 담아낸 단백질 비건 음식이다.

호텔 관계자는 "최근 환경과 윤리 그리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MZ세대의 '미닝 아웃(meaning out·소비 행위 등을 통해 개인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것)' 소비 흐름에 맞는 상품을 기획했다"며 "슬기로운 비건생활 숙박 상품을 통해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를 생각하는 비건 실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상품 투숙 가능 기간은 7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이달 31일까지 비건 인 스타일 상품을 판매한다.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비건, 생활에 스며들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가치 소비 흐름에 발맞춰 오는 31일까지 '비건 인 스타일' 상품을 판매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비건'을 뛰어넘었다. 생활 전반에 '비건'을 녹인 숙박상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비건의 시작은 호텔 투숙 시 제공되는 객실 편의용품(어메니티)과 화장(메이크업)으로 시작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비건주의 화장품 '아베다' 제품을 비롯해 '아워 글래스' 마스카라를 받아볼 수 있다. 마스카라는 100% 비건 성분으로 제작됐고, 동물실험도 거치지 않았다.

투숙 기간에 몸을 가볍게 유지할 수 있도록 먹거리도 비건으로 제안했다. 입실 후 객실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는 그래놀라 브랜드 '그라놀로지'의 하루 그래놀라 2봉, 유럽 대표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브루독'의 비건 맥주 펑크 IPA 2캔이다.

스위트 객실에 묵으면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타이거'의 인기 상품인 로브, 비건타이거 10% 할인권을 제공한다.

한편 파크 하얏트 서울 24층에 자리한 '더 라운지(The Lounge)'에서 판매하는 '보타닉 가든 애프터눈 티 세트'도 비건족을 겨냥한 메뉴다. 녹차 아몬드와 피스타치오 케이크, 블루베리 프리앙, 살구 무스 등 글루텐 프리 디저트와 비건 세이버리 아이템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 애프터눈 티 세트에는 유기농 새싹보리와 우유, 제주산 애플망고가 조화를 이루는 보타닉 망고 빙수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