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지수 동반하락세...힘 빠진 ETF서도 자금 유출

2021-08-02 15:5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2대 주요 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인 테이퍼링이 우려만큼 강도 높게 전개되진 않을 것이라며 ETF, 특히 성장주 ETF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주식 ETF의 자금 유출 현상이 뚜렷하다. 설정액 증감은 1년 기준 5조1121억원, 연초 이후 3조4688억원, 6개월 9578억원 등 플러스 흐름을 보이다, 3개월 -6617억원, 1개월 -2조392억원, 1주 -643억원 등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일 기준으로도 1481억원의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최근 국내주식 ETF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점이 설정액 유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년 기준 수익률이 36.39%에 달했던 국내주식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연초 이후 8.68%, 6개월 2.95%, 3개월 1.73% 등 흐름을 보이던 수익률은 1개월 기준 -0.25%를 기록,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후 1주 0.52%, 1일 -0.11% 등 추이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펀드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직접 투자와 다름없는 ETF까지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서 국내 주요 지수는 좋지 않은 흐름을 지속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3223.04포인트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6일 고점(3305.21) 대비 82.17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코스닥도 아직까지 '천스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흐름 자체는 좋지 않다. 1일 현재 코스닥 지수는 1037.80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23일 달성한 연고점(1055.50)보다 17.7포인트 낮다.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짙어 기업들의 호실적 랠리에도 지수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테이퍼링이 우려 대비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ETF 투자, 특히 성장주 ETF 투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원배 KB증권 ETF솔루션팀 과장은 "성장주 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적합하다고 본다. IT나 소비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업종이 대표적"이라며 "특히 IT 중에서는 실적 증가가 예상됨에도 최근 주가가 오르지 않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반도체 테마가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했다. 

그는 "성장주 ETF는 증시 상승장에 가치주 대비 아웃퍼폼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향상시킨다"며 "현재 테이퍼링 이슈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장기물 금리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단기물 금리는 오를 것이다. 우리 예상 대비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으면 성장주의 상대적인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다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온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채권자산에 투자하는 ETF도 다른 한 축으로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공 과장은 "중장기물 채권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다른 한 축을 구성하길 권한다"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듀레이션(만기)이 긴 장기채권 대비 단기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