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지주계열 저축은행, 상반기 존재감 커졌다

2021-07-29 06:46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상반기에도 약진을 이어갔다. 실적은 물론 건전성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지주 내 존재감을 키웠다. 최근에는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미래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이를 앞세워 중금리 대출 능력을 높이면, 결국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거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실적 성적표 ‘대체로 양호’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은 대체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가장 증가 폭이 컸던 곳은 ‘하나저축은행’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순이익 1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1.3%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을 적극 늘려간 효과가 주효했다. 실제로 상반기 취급한 기업대출 증가액만 약 1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수익성도 동반 개선됐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인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1.35%, 10.98%로 전분기보다 26bp(1bp=0.01%포인트), 222bp씩 각각 높아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역시 9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지주에 편입되기 전보다 55% 상승한 수준이다. 대출 잔액(1조1000억원)은 작년 말보다 1000억원 가량 늘었고, 총자산도 1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NH저축은행도 1년 전보다 13.9% 늘어난 11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나머지 저축은행들의 경우, 실적은 줄었지만 세부 지표는 개선됐다. KB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99억원)보다 22%가량 줄었다. 물가채 상환 등 일회성 요인이 실적에 반영된 탓이다. 그러나 자산 측면에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상반기 말 총자산은 2조 3458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으며, 대출 잔액도 28% 늘었다.

신한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익도 140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줄었지만, ROA(1.35%)와 ROE(13.27%)는 22bp, 271bp씩 각각 나아졌다. 연체율 역시 1.86%로 개선세로 돌아섰고,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2.00%로 0.81%포인트 하락했다.

◆하반기 ‘중금리 대출’ 중심 경쟁력 강화 나선다

올 하반기에는 ‘중금리 대출’ 관련 역량을 키워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단 계산이다. 이 경우, 다른 저축은행들과 달리 지주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단 장점이 생긴다. 예컨대 시중은행에서 대출 승인이 거부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적극 흡수하는 식이다. 고신용자를 유치하는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최근에는 이를 지원 사격할 실탄도 두둑하게 마련하고 있다. 앞서 하나저축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지주 계열 저축은행들 중 가장 높은 3000억대 자본을 갖추게 됐다. 우리금융저축도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규모를 2000억원대로 높였다. KB저축은 지난달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다만, 관련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건 변수다. 금융당국은 그간 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했던 중금리 대출을 포함시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외 적격 중금리대출의 금리 상한이 16.5%로 낮아지는 것도 부정 요인이다.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겠단 계획도 세웠다. 실제로 5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으로 4조원을 넘어서며 점진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연초 설정한 목표 실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거란 게 업계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