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트코인 구하기 통할까?…"이어지는 규제 허들이 문제"

2021-07-22 15:08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봄은 올 수 있을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비관론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규제도 강화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겨울로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콘퍼런스 '더 B 워드'(The B word)는 시장 참여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혁신을 위한 암호화폐 위원회(Crypto Council for Innovation)' 주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잭 도시,캐시 우드 등이 총출동했다.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의 급등락을 쥐락펴락했던 머스크의 발언에 언론의 관심이 초집중됐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의 발언은 올해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였다. 비트코인 구매와 테슬라 결제라는 호재를 터뜨리면서 머스크는 비트코인 급등의 주역으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돌연 비트코인 채굴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며, 테슬라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를 갑작스레 철회해 시장을 뒤흔들었다. 결국 지나치게 출렁이는 시장은 각국 정부의 규제라는 역풍을 불러왔다. 중국은 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흔들렸으며, 이후 반등의 조짐이 몇 차례 있기는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전 고점에 비해 반 토막 난 수준이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며 가상화폐 급락을 촉발했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가상화폐 콘퍼런스인 'B 워드' 행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3종류의 가상화폐를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사진은 머스크가 지난해 1월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테슬라 모델Y 생산 착수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머스크는 '더 B 워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 긍정론을 내놓았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비트코인 채굴이 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어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도 공개했다. 머스크는 자신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면 나는 돈을 잃을 것이다. 나는 가격 상승을 위해 끌어올리기 위해 사들일(pump) 수는 있겠지만, 팔지는(dump) 않을 것이다"라면서 "나는 가격을 비싸게 올려 차익을 남기고 그런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 것이다. 머스크는 또 유럽 은행에 두고 있는 테슬라의 자금은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자신을 미치게 한다면서, 이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트위터 창업자이자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자인 도시는 계속 발전하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이 자체 화폐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비트코인"이라고 주장했다. 도시는 또 비트코인이 에너지 혁신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천연가스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업체의 예를 들기도 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창업자인 우드는 비트코인은 향후 통화 인플레이션의 헤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 대표는 "많은 신흥 시장들이 심각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들은 향후 비트코인 또는 다른 방식으로 구매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광업이나 기존 금융산업보다 비트코인이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두둔했다.

CNBC는 "이번 콘퍼런스는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에 대한) 주류의 주장과 잘못된 오해들을 바로잡아 기관들의 암호화폐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 이후 비트코인은 3만 달러를 넘어서고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6% 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은 머스크의 발언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암호화폐의 회복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금융당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대통령 직속 금융시장실무그룹(PWG)을 소집해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규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같은 규제가 암호화폐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앞서 지난 14일 연준이 디지털 달러를 발행하면 비트코인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비트코인을 극단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자금세탁방지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규제는 익명의 암호자산 지갑을 금지하는 규정도 포함될 수 있어 암호화폐 시장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