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잇달아 미국 IPO 중단… 샤오훙수도 '취소'

2021-07-18 16:49
中 매체 "샤오훙수 美 상장 취소하고 홍콩으로 눈 돌려"
앞서 히말라야, 링크닥, 킵 등도 줄줄이 상장 절차 중단

[사진=웨이보 갈무리]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이라는 해석이다.

17일 중국 IT즈자 등 다수 매체는 중국 소셜미디어·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샤오훙수(小紅書)가 최근 미국에서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샤오훙수는 이와 관련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의 미국 IPO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보도라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3년 설립된 샤오훙수는 중국 이용자들에게 해외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추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그러나 2018년  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하면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했고, 이때부터 빠른 성장을 이뤘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훙수는 올해 비밀리에 미국 IPO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3월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 부문 전무이사 출신의 인사를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는데,  해외 시장에 밝은 인사를 영입한 것은 샤오훙수의 미국 증시 상장 준비 방증이라고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이후 실제 지난 4월 로이터가 샤오훙수의 미국 IPO 소식을 알렸다. 당시 로이터는 “샤오훙수가 미국 증시 IPO를 통해 약 5억~10억 달러(약 5700억~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샤오훙수도 상장을 보류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10일 해외 상장을 계획하는 자국 기업들은 반드시 당국의 사이버 보안 심사를 받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정을 발표한 점도 샤오훙수의 IPO 취소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샤오훙수가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홍콩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샤오훙수뿐 아니라 최근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은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중국 의료 데이터 플랫폼 ‘링크닥’은 디디추싱 사태 이후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한 IPO 절차를 중단했고, 피트니스 앱 ‘킵’과 음성 콘텐츠 플랫폼 ‘히말라야’ 등도 상장 계획을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IPO 시장에도 당분간 찬바람이 불 전망이다.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상장한 중국 기업은 30개,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상장한 중국 기업은 36개로 지난해 연간 상장 기업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 상장한 중국 기업은 250개, 기업 가치는 2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