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최진 "민심은 '위기 돌파·진두 지휘형' 리더 원한다"

2021-07-16 03:00
[아주경제 대선 자문단] <5>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내년 3·9 대선에선 민생·공정·외향형 리더십이 시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김도형·조아라 기자]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14일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점만 벤치마킹하면 못할 게 없다”고 했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간절하게 원하는 지도자의 정신 상태, 국민들이 이런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원하는 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민생과 공정, 외향형 리더십’이란 세 가지 화두를 제시했다.

최 원장은 행정학 박사로 청와대 정책비서실 국장과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정책홍보실장, 고려대 연구교수 등을 거친 ‘대통령 리더십’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최 원장은 내향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탓에, 이번 대선에선 외향형 리더십을 갖는 게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원장은 “문 대통령이 잘했든 못했든 5년 중 4년이 지나면 현직 대통령과 다른 스타일을 원하는 시대정신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리더십, 정권 성패 크게 좌우

-내년 3·9 대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선거다.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하나.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고 한국 사회가 격랑에 휩싸였다. 이번 대선은 한국 정치가 다시 정상적으로 안착하느냐,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냐를 결정하는 중대한 기로다. 대한민국 전체가 더 상승 국면으로 가느냐, 하강 국면으로 가느냐의 중요한 모멘텀, 터닝포인트이다. 진짜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본다.”

-제20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세 가지라고 본다. 민생과 공정, 외향형 인간, 이 세 가지다. 이 세 가지는 문재인 정부와 반대되는 의미를 가진다. 시대정신은 현직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적폐청산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불공정한 것 같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 공정이라는 시대정신이 만들어진 것이다. 공정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인데,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이 공정으로 나왔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선 뼈아픈 것이다. 두 번째는 민생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치와 적폐청산, 남북관계에 너무 신경을 써서 민생에 소홀한 것 아니냐, 민생을 챙겨달라는 열망이 분출하고 있다. 민생은 경제와는 또 다르다. 민생은 서민경제, 먹고사는 문제다. 가족 문제나 복지와 같이 피부에 와 닿는 문제다.”

-시대상으로 외향형 리더십을 꼽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세 번째가 외향형 인간인데, 굉장히 중요하다. 지도자의 스타일이나 성격이 있다. 이번엔 국민들이 보다 외향적이고 밝고 빠른 스타일을 원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내향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용의주도하다. 달리 말하면 답답하고 잠행하는 스타일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같은 사람들이 계속 주목을 받는 것도 외향적인 스타일 때문이라고 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하나.

“문 대통령은 뒤에서 적절하게 조율하고 의견을 들은 뒤에 판단하는 막후 조율형 리더십이다. 이러한 리더십은 치밀하고 안정적이지만 점차 답답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은 문 대통령과 반대되는 스타일 즉, 앞장서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진두지휘형 리더십, 위기돌파형 리더십을 원하게 된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왜 중요한가.

“리더(leader)는 지도자다. 십(ship)은 정신자세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얘기하면 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의 인간성, 정신자세가 잘못되면 정치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시스템이나 제도보다는 개개인의 품성이나 인성, 인간관계 등 이게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리더십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것이고, 차기 대선주자들의 리더십을 우리가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가족관계는 어떤지, 성격이 어떤지 알아야 하지 않겠나. 대인관계에 있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방형이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폐쇄형에 가깝다. 폐쇄형은 오래전부터 알거나 뜻이 같은 사람끼리만 긴밀하게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 리더십은 구심력과 결속력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확장성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막후 조율형

-역대 대통령 가운데 어떤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나. 

“YS와 DJ의 장점만 벤치마킹하면 못할 게 없다. YS의 장점이 많다. 인사를 잘했다. 진흙에서 진주를 발탁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인제, 노무현, 손학규 등을 팍팍 발탁하고 잘못한 장관이나 국정 책임자는 바로 책임을 묻고 아웃시켰다. 금융실명제나 하나회 청산, 오랜 국가적 적폐를 단기간에 해소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위기돌파형이다. 국민이 시원한 거다. DJ는 상당히 용의 주도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의 소유자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타고난 외향적 리더십의 소유자다. 이른바 대중 친화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이다.”

-5년 단임제 한계 탓에 역대 대통령은 레임덕을 겪었다. 실패한 대통령은 리더십의 문제인가.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오만의 법칙이다. 대통령만 되고 나면 오만한 마음을 갖게 된다. 대통령이 아닌 왕으로 생각하게 되는 거다. 과잉 의전과 과잉 경호를 몇 달 받다 보면 '내가 왕인가' 착각하게 된다. 그건 예외가 없다. 참모가 일깨워줘야 하는데 왕에게 직언을 못하지 않나. 모든 대통령이 정도의 차이만 있지 그 길을 밟아갔다. 문재인 정부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위기 때마다 잠행정치를 하지 않았나. 둘째는 파워게임의 법칙이다. 여권 내부에서 파워게임을 하고 여권 밖에서 파워게임을 하게 된다. 서로 충성 경쟁을 하게 되면서 분열하게 된다. 지금은 친문 내부의 싸움이 시작됐다. 항상 그랬다. 파워게임이 대통령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셋째는 레임덕의 원칙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권력이 약화된다. 이때 현직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과 은퇴 이후 안전에 집착하게 되면서 자꾸 악수를 두게 된다.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민심에 몰두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인가. 문재인 정부 임기 가운데 리더십이 가장 흔들렸다고 보는 사건은.

“딱 하나만 꼽으면 조국 사태다. 이유는 폐쇄성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무너진 것도 폐쇄성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오래전 힘들 때부터 변함없이 도와줬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과도하게 유지된 것이다. 조국 사태가 문재인 정부의 공정 개념을 허물어뜨린 측면이 있지 않은가. 측근 참모를 택할 것이냐, 민심을 택할 것이냐 기로에 놓일 때 미님을 택해야 하는데, 참모를 택하는 바람에 민심도 잃고 참모도 잃어버렸다고 본다.”

◆MZ세대 내년 3·9 대선 핵심 변수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민생’을 얘기했는데, 결국 중도층과 직결된 문제다.

“민생이 아주 중요한 변수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민생이 더더욱 중요해졌다. 지금 20~30대들이 중도층의 핵심을 이루고 있고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됐다. 이들이 가장 분노한 게 공정과 민생 때문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내 말이 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건 너무 식상한 표현이지만 진짜로 절박하다.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한 게 민심이다. 차기 대선주자들은 국민의 가슴에 꽉 와 닿게 민생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정도는 제시해줘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 상징되는 MZ세대가 이번 대선의 변수가 될까.

“당연하다. 그동안 MZ세대들은 정치 외곽에 머물러 있었다. 자기 삶과 미래에 가장 큰 관심을 둬서 정치는 뒷전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삶과 미래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삶과 꿈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에 외곽에 있던 MZ세대가 중앙으로 달려나온 것이다. 엄청난 무기를 들고 나왔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그 엄청난 위력으로 이준석을 만들어냈다. 다음 대선에서 20대 대통령을 만드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BTS를 만들어낸 K-팝처럼, K-정치가 퍼져나갈 것이다. 그 선봉에 선 게 20~30대다. 그 돌격대장으로 이준석을 만들어냈다.”

-젠더 갈등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다. 병역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젠더 갈등의 여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젊은 층의 젠더 갈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말 많은 역량을 쏟아부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해결법을 찾는 것을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치유하고 화합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 반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면, 정말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분열 현상이 나타날 거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청년층의 분열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정말 작심하고 해결책을 모색했으면 좋겠다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