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명태균은 메신저, 주도권 갖고 대선 후보 단일화 이끄는 것 불가능"

2024-10-18 15:16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위한 첫 만남 무산…명태균 역할은 여기까지"

명태균씨(왼쪽)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사진=명태균 페이스북]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자신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두고 "메신저가 단일화를 이끌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최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기간의 단일화 과정에 엉뚱한 말들이 끼어들어 단일화의 역사적인 의미가 훼손될까 우려된다"며 당시 단일화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정권 교체나 단일화 때는 복잡하고 미묘한 변수들이 많아서 메신저가 개입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며 "메신저의 개입은 절대 없어야 할 일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조직으로 구성된 공당인데, 메신저 한 명이 단일화 정도 되는 크고 복잡한 일을 기획이나 집행 등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메신저로서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명씨에게 윤 후보와의 확인 통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다음날 윤 후보에게서 전화가 왔고, (명씨의) 메신저로서 확실성은 보장됐다"고 회고했다.

최 교수는 "그런데 통화상으로는 단일화에 대한 윤 후보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순전히 제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명씨에 대한 윤 후보의 신뢰도 그렇게 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약속을 깨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그래서 단일화를 위한 첫 번째 만남 시도는 무산됐고, 명씨의 역할은 적어도 안 후보 선대위에서는 여기까지였다"고 못 박았다.

그는 "단일화가 성사된 날 명씨가 단일화 성공 기사를 저에게 카톡으로 보냈다"며 "단일화를 이끌고 끝까지 참여했다면, 그 내용을 충분히 공유할텐데 왜 굳이 신문 기사를 보내겠나"라고도 했다.

최 교수는 명씨가 당시 단일화 과정에서 메신저로 활동한 것은 맞으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씨가 안-윤 만남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짧게나마 메신저로서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일화의 방향이나 진행 과정에는 영향을 전혀 미칠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아울러 명씨가 안 후보와도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도 해명했다. 그는 "안 후보는 제가 당시 윤 후보와의 만남을 명씨와 추진하는 줄은 몰랐다"며 "제가 명씨의 이름을 보고해야 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