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 정경심, 눈물 삼키며 "2년간 온 가족이 지옥...억울함 밝혀지길"
2021-07-13 11:17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심담·이승련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정 교수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최후진술 기회를 부여받은 정 교수는 준비해 온 입장문을 10여분 간 읽어나갔다.
정 교수는 는 "저 자신은 물론 가족 전체가 지옥 같은 세월을 살아온 2년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저려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저와 제 동생은 매수한 걸 한번도 청산하지 않았다. 장기 보유 목적으로 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딸 조민씨의 참석 여부가 논란이 됐던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동영상에 대해서도 "동영상을 보고 바로 제 딸을 확신했다"면서 "어찌 엄마가 딸의 얼굴을 모르겠나. 딸의 얼굴 일부만 봐도 알 수 있다. 딸은 심지어 내게 '내가 나라고 하는데 안 믿으면 뭐라 증명하겠나'라고 하더라. 착용한 안경태 모양, 당시 유행하던 헤어스타일, 연필 쥔 모양까지 내 딸이다"라고 덧붙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서는 "동료 교수 건의에 따라 발급된 것이고, 표창장이 큰 의미가 있는 문서가 아니다"며 "제 직책을 이용해 아이의 스펙을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배우자가 법무부장관 후보로 발표되고 제 삶은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곤두박질쳤다"면서 "저와 제 배우자(조국 전 법무부 장관)는 검찰과 언론을 통해 범죄자가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언론의 집요하고 공격적 취재, 자택 압수수색과 전 가족이 소환되는 강도 높은 수사, 구속과 석방, 재구속으로 연결되는 충격이 계속됐다"며 "당황스러운 과정에서 방어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방어하려는 것까지도 범죄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 교수는 "1심 재판 내내 검찰과 언론은 나를 '강남 건물주'를 꿈꾸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고, 국정농단보다 더 사악한 범죄로 매도했다"면서 "체중이 15㎏ 빠졌고, 오래전 기억을 끌어올려야 변호가 될 텐데 뇌가 정지된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정 교수는 "유리한 증거 확보의 어려움, 핵심 증인 회피 등 악조건 속에서 1심 재판을 받아야 했고, 결과는 참담했다"면서 "성탄절을 앞둔 날 법정구속돼 구치소 독방에 다시 갇혔고,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엄청난 조롱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또 "절망의 늪은 어둡고 깊었지만 어미로서의 책임감, 인간으로서의 자존감, 2심 재판 희망으로 꺾인 의지를 세웠다"며 "구치소 독방에 앉아있는 저 자신에게도 성찰의 시간이 찾아왔다.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아와 놓쳤던 시간"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나온 인생동안)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성에 젖은 모습이 있었고 부끄러웠다. 이 시련이 끝나면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재판을 통해 제 억울함이 밝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고 최후진술을 마무리했다.
한편 정 교수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1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