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美 겨냥 "코로나 인도지원 정치 목적에 악용 말라"

2021-07-12 09:47
"인도주의 지원에 인권문제 거론은 내정 간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이 미국을 향해 인도적 지원을 구실로 내정간섭을 하려고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홈페이지에 강현철 국제경제·기술교류촉진협회 상급연구사 명의의 글을 싣고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외우곤 하는 인권 문제는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실현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등 미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건드리는 한 각종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인도주의 지원은 그 어떤 경우에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을 인권 문제와 연관시키는 속심이 주권국가에 대한 압박을 합법화하고 불순한 정책적 기도를 실현하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이란 다른 나라들을 정치·경제적으로 예속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캄보디아 등에 경제적 지원을 중단했던 전례를 근거로 들었다.

또 "국제사회는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을 거론하기에 앞서 악성 전염병에 대한 부실한 대응으로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인도주의적 참사의 후과를 가시고, 총기범죄·인종차별 등 온갖 사회악을 쓸어버리기 위한 국제적인 지원부터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면서 조소하고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현재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코백스(COVAX)에 다른 백신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중국산 백신은 불신해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북한 정세 브리핑: 쟁점과 포커스'를 주제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코백스를 통해 도입할 예정이었던 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수용을 거부하면서 타 백신으로의 대체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