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虎牙)와 더우위(鬥魚)의 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중국 시장 규제 당국이 두 회사의 합병을 금지했기 때문인데, 두 회사의 지분을 텐센트가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술 기업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이하 시장총국)은 후야와 더우위의 합병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독점 금지법에 따라 텐센트가 신청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검토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시장총국은 “텐센트는 중국 인터넷 게임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며, 후야와 더우위는 게임 방송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각각 40%, 30%로 시장 1, 2위에 해당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야와 더우위가 합병되면 게임·방송 시장에서 텐센트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후야와 더우위는 중국의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을 양분하는 업체다. 한때 경쟁 업체였지만, 지난해 8월 후야와 더우위의 최대 주주인 텐센트가 두 업체의 합병 계획을 공식화하고 시장총국에 기업결합(경영자집중) 승인 신청을 낸 바 있다. 후야는 2018년 5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더우위도 2019년 7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텐센트는 후야의 주식 51%를, 더우위의 주식 37%를 보유하고 있다.

규제 당국은 이번 합병 금지 이유로 독점 우려를 언급했지만 일각에서는 당국의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자 앞서 2일 디디추싱에 대해 국가 데이터 보안, 국가 안보, 공익 우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4일에는 개인정보 수집 및 사용 위반으로 모든 앱 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배달 플랫폼 기업인 메이퇀은 당국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고, 지난 3월 알리바바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8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

한편 텐센트 측은 즉각 시장총국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관련 결정을 준수하고 감독조사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합법적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