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2심 무죄' 이상호 기자 "1심보다 진전된 판결"
2021-07-07 21:56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부장판사)는 7일 오후 2시 45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기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기자가 영화 '김광석'을 통해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 "영화에 다소 과장되거나 사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있긴 하나 김광석 사망 의혹을 담고 있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자가 기자회견,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서씨를 명예훼손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서씨가 딸의 사망 사실을 숨겨온 건 사실인데 딸 사망 관련 공소시효가 임박한 시점으로 의혹 제기 사정이 있었다"며 "이씨가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어 서씨를 '악마' '최순실' 등으로 칭해 모욕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비록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됐으나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목적으로 사용한 건 아니며, 비난의 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고인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올린 글에서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 표현일 뿐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비판의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없어 위법성 조각된다"라고 판시했다.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이 기자에게 7명 전원 무죄 판단이 나왔던 것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원심 배심원들이 함께 결정한 만장일치 무죄 판결에 대해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 변경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자는 2017년 서씨를 '악마'라고 지칭해 모욕한 혐의, 서씨의 고(故)김광석과 딸 살해 의혹 등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씨는 1·2심에 걸쳐 여러 차례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해 신문이 무산됐다.
이 기자는 판결 이후 "4년간(수사, 재판 각 2년) 송사를 겪었다. 변사자에 대한 초동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변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대응도 이제는 선진국이 되었으면 한다"고 재판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항소심 판결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는)영화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했다'는 부분은 1심에서 '허위사실임이나 위법성이 조각되니 처벌을 안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2심에서는 '취재 과정에서 영상 분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현 방식'의 차이로 보인다'는 취지로 취재 내용을 진실로 확인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따져봤을 때)재판부가 좀 더 진전된 판결을 내주셔서 고맙다"고 밝혔다.